5일 ‘정인이 사건’ 5차 공판 진행
마지막 증인 법의학자 불출석…감정서로 대체
"사망 전 2회 이상 다른 밟힘에 의한 췌장 절단“
피고 측 “살인 의도 없었다” 입장 고수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5차 공판이 열린 지난 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입구에서 시민이 정인 양의 초상화를 들고 양부모의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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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지난 7일 오후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양모 장모(35) 씨와 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양부 안모(38) 씨의 5회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서증조사(채택된 증거 설명 절차)를 통해 정인이 사망 전날인 지난해 10월12일에 대해 “이날 어떻게 아이를 어린이집으로 보낼 수 있었을까 싶다”며 “피해자 배는 볼록하고 대소변도 하지 않아 기저귀를 한 번도 갈지 않았다”고 했다.
검찰은 그러면서 “체중은 사망 당일 16개월 아이가 9.5㎏으로 유니세프 광고에 나오는 아이과 흡사했다”며 “영양실조가 심각한 것으로 (아이를) 발로 밟았을 때 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정상 성인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마지막 증인인 이정빈 가천의대 석좌교수가 증언대에 설 예정이었지만 출석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정인이 사인 재감정에 참여한 전문가 중 한 명이다.
검찰은 감정서를 통해 정인이의 복부 손상과 관련한 이 교수의 의견을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교수는 감정서를 통해 정인이가 사망 전 최소 2번 이상 발로 밝혀 췌장이 절단된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감정서에서 이 교수는 “(장씨의 주장대로) 아이를 흔들다가 팔에 힘이 빠져 의자에 떨어뜨렸다면 췌장 절단과 장간막 파열은 일어나지 않는다”며 “(이번 경우처럼) 장간막이 파열되고 췌장이 절단됐는데도 복부 피부에서 별다른 출혈이 보이지 않았다면 발로 밟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정인이 양모 장씨와 양부 양씨. (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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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검찰은 정씨가 폭행 사실을 숨기기 위한 정황도 제시했다. 검찰은 법정에서 정인이의 생전 멍이 든 사진들을 공개하며 “유연하고 표면이 부드러운 물체에 맞아 생겼을 것 같지만 (사진에서) 작은 흉터도 보이는 것을 보면 과거에 딱딱한 물체로 맞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찢어지는 손상으로 인해 피가 흐르면 타인의 관심을 끌 수 있어서 이를 회피하기 위해 유연한 물체로 가격 도구를 바꾼 것 같다”며 “그래서 현재는 멍만 관찰되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어 “정인이는 9개월 동안 입양 중 처음 몇 달을 빼고는 맞아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웃고 울지도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팔을 들어 올리고 때려야 생기는 상처도 있어 발로 밟혀 췌장 절단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장씨가 지난해 10월13일 오랜 아동학대로 쇠약해진 정인이를 넘어뜨리고 발로 밟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보고 있다.
장씨 측은 폭행 혐의는 인정하나, 살인의 고의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장씨는 살인과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결심 공판은 오는 14일 오후에 열릴 예정으로 이 교수 신문과 서증조사, 장씨 등의 피고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후 최종 의견과 함께 장씨 부부 구형량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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