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7일 오후 부산 진구 선거사무소에서 4·7재보궐선거 당선이 확실시 되자 꽃다발을 품에 안고 오른손으로 브이(V)자를 그리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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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브레인'으로 불린 만큼, 박근혜 정부에선 철저한 외면을 받았다. 지난해 총선 국면에서 야권 결집을 이끌었으나, 비례대표 출마 논란으로 총선 참패의 원흉으로 꼽히기도 했다. 박 후보는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단행하며 정치적 재기를 노렸다. 결과는 대성공. 압도적 승리가 확실하다.
박 후보는 'MB(이명박 전 대통령) 키즈'라는 별칭이 따라붙을 정도로 이명박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다. 청와대 홍보기획관, 정무수석비서관, 사회특별보좌관을 지내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동했다.
친박(친박근혜)계가 새누리당을 장악한 2012년부터 박 후보의 좌절이 시작됐다. 당시 부산 수영구 출마를 준비하던 박 후보는 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가 뒤늦게 경선 방식을 바꾸자 탈당했다. 친이계 유력 정치인인 박 후보에게 공천을 주지 않으려는 친박계 의도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박 후보는 무소속 출마를 단행했으나 당시 지역구 의원이던 유재중 새누리당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2014~2016년에는 국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친박계가 장악한 당내에선 정치적 입지를 완전히 잃었다.
야인으로 맴돌던 박 후보는 JTBC 정치예능 '썰전' 출연을 통해 인지도를 크게 키운다. 2017~2018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주요 정치 현안들에 대한 토론을 펼치며 친근한 이미지를 확보했다. 박 후보가 썰전 출연으로 확보한 대중성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됐다.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오른쪽부터),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이언주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대표가 지난해 1월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1차 대국민보고대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정권심판, 통합 국민의 명령'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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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21대 총선 직전 보수 통합 작업을 주도하며 현실 정치에 복귀했다. 통합신당준비위원회 공동대표로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 보수 정당들을 합친 미래통합당 출범을 이끌었다.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든 장본인이다.
하지만 '90분 공천 철회'라는 논란을 촉발하며 보수 통합의 진정성 의심을 자초했다. 박 후보는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가 90분 만에 철회했다. 자신의 의원직을 위해 보수 통합에 앞장선 게 아니냐는 질타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미래통합당은 총선에서 참패했다. 보수 통합을 주도하고 공천 파동에 휩싸였던 박 후보 역시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총선 이후 박 후보는 잠행을 이어갔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7일 오후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4·7재보궐선거 당선이 확실시 되자 하태경 부산시장 총괄선대본부장 등과 함께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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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행을 거듭하던 박 후보는 지난해 12월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총선에 세 차례 출마했으나 지방선거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 후보는 줄곧 여론조사 1위를 달렸다. 본경선에서 이언주 전 의원이 박민식 전 의원과 단일화에 성공했으나 변수가 되지 못했다. 박 후보의 본경선 득표율은 54.4%에 달했다.
부산시장 선거 개표가 47% 진행된 가운데, 박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 현재 박 후보는 63.05% 득표율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34.23%)를 29%p 격차로 앞서고 있다. 민주당과 김 후보가 네거티브 총력전에 나섰으나 박 후보의 압승으로 끝나는 분위기다.
박 후보는 "시민 여러분의 뜨거운 지지가 박형준이 잘나서 국민의힘이 잘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저희가 오만하고 독선에 빠지면 언제든 무서운 심판의 민심은 저희를 향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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