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민(19,CJ오쇼핑)은 6살에 부친을 따라 골프를 시작했다. 중학교 2학년 때 ‘제2회 요넥스컵 주니어 골프대회'에서 우승했고, 그다음 해에는 ‘제22회 대전광역시장배 골프대회’, ‘제2회 YG컵’ 우승 등을 기록하면서 유망주로 떠올랐다.
2018년에는 국가상비군으로 활동하며 ‘제4회 아시아경제 호남 전국 학생 골프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이듬해에는 국가대표로 발탁되어 활동하면서 ‘제7회 베어크리크배 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 그리고 ‘KLPGA-삼천리 투게더 꿈나무 대회’ 등에서 우승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낸 홍정민은 지난해 6월, ‘KLPGA-삼천리 투게더 꿈나무 대회’ 우승자 자격으로 KLPGA 준회원으로 입회했다. 홍정민은 프로 데뷔 후 처음 참가한 ‘KLPGA 2020 볼빅-백제CC 점프투어 5차전’에서 2위를 기록하더니, 뒤이어 열린 6차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홍정민이 2021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 KPGA 정규투어에 데뷔한다. 사진=CJ오쇼핑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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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뒤 열린 7차전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는데, 지난 6차전에 이어 또다시 연장 승부 끝에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강철 멘탈을 뽐냈다. 이로써 홍정민은 고진영(26,솔레어), 박성현(28,솔레어) 등 최고의 선수들이 기록한 ‘점프투어 2개 차전 연속 우승’을 해낸 역대 다섯 번째 선수로 기록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홍정민의 진군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8차전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한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고 KLPGA 역대 최초로 ‘점프투어 3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다. KLPGA의 새로운 역사를 쓴 홍정민은 당시 우승 인터뷰에서 “실감이 잘 안 난다.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KLPGA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내 이름을 새길 수 있게 돼서 영광일 뿐이다.”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점프투어를 평정하고 드림투어로 무대를 옮긴 홍정민에게 적응 기간은 한 달이면 충분했다. 홍정민은 드림투어 9차전 21위, 12차전 11위 등을 기록하며 적응기를 마쳤다. 이후 13차전에서 홍정민은 김재희(20,우리금융그룹)와 함께 공동선두에 오른 채 마지막 홀을 맞았다. 생애 첫 드림투어 우승 기회를 앞두고 홍정민은 통한의 더블보기를 기록해 준우승의 아쉬움을 삼켰지만, 그 다음 대회에서도 3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본격적인 실력 발휘에 나섰다.
이후 우승은 없었지만, 대회마다 좋은 모습을 선보이면서 골프 팬들과 선배들에게 홍정민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다. 지난 시즌 드림투어 21개 대회 중 총 12개 대회에 출전한 홍정민은 10개 대회에서 상금을 수령했고, 준우승 2회를 포함해 총 네 번 톱텐 진입에 성공하며 약 4천1백여만 원을 누적하면서 상금순위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중반부터 드림투어에 합류했지만,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상금순위 20위 안에 올려놓은 홍정민은 그렇게 정규투어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올 시즌 유일한 2002년생 막내로 투어에 임하게 되는 홍정민은 “프로 데뷔 후에 정식으로 정규투어를 뛰게 돼서 정말 설렌다. 언니들과 함께 플레이하면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하면서 “루키로서 당연히 탐나는 것은 신인왕이다. 신인왕을 목표로 열심히 할 생각이고, 기회가 된다면 대상도 받고 싶다.”라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정규투어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홍정민은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해남으로 이동해서 체력 훈련에 매진했고, 지난 겨울에는 한 달 동안 미국에서 기술적인 훈련을 거듭해왔다. 더 정확한 샷과 쇼트게임 위주로 연습을 많이 했으니 기대 부탁드린다.”라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내비쳤다.
홍정민의 롤모델은 미국 LPGA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세영(28,메디힐)이다. 홍정민은 “세영 언니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는 내가 추구하는 플레이 스타일”이라고 밝히면서 “어렸을 때 전지훈련장에서 처음 만난 세영 언니가 해준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많이 생각하지 말고, 플레이 자체에 집중해라’라는 말이었다. 지금도 그 말을 가슴에 새기고 플레이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경신하고 싶은 기록에 관해 묻자 홍정민은 “점프투어에서 기록했던 3연속 우승을 드림투어에서도 하고 싶었는데 못해서 아쉬움이 있었다. 점프투어보다 훨씬 더 난도 높은 정규투어에서도 3연속 우승 혹은 그 이상을 해보고 싶다.”라고 말한 뒤 “평균 퍼트 1위도 갖고 싶은 기록 중 하나다. 사실 퍼트가 부족했는데, 이번 겨울 동안 정말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하나하나 이뤄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점프투어, 드림투어를 누구보다 빠르게 통과하고 정규투어에 안착하면서 홍정민이 김효주(26,롯데), 최혜진(22,롯데)의 계보를 이을 괴물 신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홍정민은 “몇몇 분들께서 괴물 신인이라 불러 주시는데, 효주 언니나 혜진 언니처럼 최고의 선수들만 가질 수 있는 그 별명으로 불리게 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신인이지만 신인답지 않은 플레이로 선배 언니들과 골프 팬 분들을 놀라게 해드리겠다. 지켜봐달라.”라고 말하며 당차게 웃었다.
오는 8일부터 나흘간 열릴 2021 KLPGA 투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첫 루키 데뷔전을 치르게 될 홍정민이 시즌 첫 루키 우승을 이뤄낼 수 있을지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괴물 신인 홍정민이 써 내려갈 KLPGA의 새로운 역사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자. chanyu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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