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원(21,요진건설)은 지난해 10월 열린 ‘KLPGA 2020 무안CC·올포유 드림투어 18차전’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17차전까지 홍지원이 획득한 상금은 1천7백여만 원으로 당시 상금순위는 40위였다. 하지만 우승 한 방으로 17차전까지 누적한 상금을 웃도는 1천8백만 원을 수령하면서 단숨에 드림투어 상금순위 15위(3524만8904원)까지 치고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다.
홍지원이 생애 첫 우승과 정규투어 입성까지 도달하는 데에는 짜릿한 샷 이글이 한몫했다. 드림투어 18차전에서 홍지원은 박보겸(23,하나금융그룹)과 돌입한 연장전 첫 홀, 132야드 거리에서 9번 아이언으로 친 세 번째 샷이 핀 앞 2m 지점에 떨어진 후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가며 극적인 샷 이글에 성공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당시 우승 인터뷰에서 홍지원은 “아침부터 일이 술술 잘 풀려서 ‘우승 기운’이 온 것 같았다. 처음 겪어 본 연장에서 샷 이글로 우승까지 하게 돼 더 기쁘다.”라는 소감을 말하며 호탕하게 웃기도 했다.
홍지원은 11살에 골프 연습장을 운영하는 이모부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골프를 접하게 됐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상비군 및 국가대표 경험은 없었지만, 2017년 열린 국내 아마추어 4대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호심배 제15회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5위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다. 이후 2018년 6월 열린 ‘KLPGA 2018 회장배 여자아마골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2위를 기록하며 ‘준회원 실기테스트 면제’라는 특전을 얻은 뒤 준회원에 입회한 홍지원은 이후 4개 대회에 출전해 3번의 톱텐을 기록하면서 바로 정회원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사진=홍지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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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부터 드림투어로 무대를 옮겼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홍지원은 그해 겨울, 피나는 훈련을 통해 기량을 쌓는 데 주력했다. 치열하게 준비한 덕분에 2020시즌에는 총 12개 대회에서 우승 1회를 포함하여 5번의 톱텐에 이름을 올렸고, 총 누적 상금 4000여 만원을 기록하면서 정규투어 입성에 성공했다.
올 시즌부터 정규투어에 입성하게 되면서 홍지원은 ‘요진건설 골프단’에 둥지를 틀었다. 그동안 흘린 땀과 노력을 알아본 요진건설이라는 든든한 후원사 덕분에 홍지원은 루키로서 올 시즌 골프에 더욱더 매진할 수 있게 됐다. 홍지원은 “처음이라 긴장되고, 떨리기도 하지만 베테랑 언니들과 플레이 하다 보면 내 실력도 늘 것 같아서 기대가 더 많이 된다.”라고 말하면서 “작년 늦게 우승하면서 극적으로 정규투어에 진출하게 됐는데도 불구하고, 저를 선택해 주셔서 감사하고 든든한 마음이 정말 크다. 스폰서에 누를 끼치지 않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성숙한 답변을 내놨다.
홍지원은 겨울 동안 전남 순천에서 쇼트 아이언과 쇼트게임을 중점으로 훈련을 진행하며 정규투어에 대비해 왔다. 홍지원은 “정규투어가 경기 수도 많고 체력적인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겨울 동안 등산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라고 밝히면서 “지금은 용인에 위치한 태광 골프연습장에서 연습하면서 기술적인 부분을 다듬으며 라운드를 많이 하고 있다. 꿈의 무대인 정규투어를 위해 지금까지 실력을 닦아 온 만큼, 내 실력을 갤러리와 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라는 당찬 포부를 덧붙였다.
홍지원의 올 시즌 목표는 뚜렷하다. 정규투어에 잔류하는 것과 그린 적중률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는 것이다. 홍지원은 “장기적인 목표가 ‘K-10클럽’에 가입하는 것인데, 오랜 시간 좋은 활약을 펼치고 계신 홍란 프로님처럼 꾸준히 플레이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이번 시즌 상금 60위 안에 드는 것이 첫 걸음이 될 거라 생각해서 시드 유지를 목표로 잡았다.”라고 말하면서 “또, 지난 시즌 드림투어 그린적중률 1위였는데, 정규투어에서도 하고 싶어서 ’그린 적중률 1위’라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각오를 내비쳤다.
롤모델로는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 김연아(31)를 꼽았다. 홍지원은 “내가 멘탈이 강한 편이 아니다. 함께 플레이하는 동반자를 보고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강한 멘탈과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희망을 준 김연아 선수를 본받고 싶어 롤모델로 삼고 있다. 자극을 받기 위해서 항상 대회 시작 전에 김연아 선수 영상을 봐 왔을 정도로 존경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수줍게 웃었다.
올 시즌 루키로 활약하게 될 홍지원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프로 데뷔 이후부터 습관처럼 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고 덧붙였다. 티 샷을 위해 티 위에 공을 놓을 때는 아무것도 없는 하얀 부분만 보이도록 하며, 경기 시작 전에 제자리에서 3번 점프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지원은 “징크스는 되도록 만들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지만, 운동선수라면 루틴 생기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서 최대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다.”라는 말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chanyu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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