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80달러(4.6%) 하락한 배럴당 58.65달러에 마감했다.
지난주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감산을 완화하기로 한 데다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참가국들의 회담을 앞두고 이란의 증산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가 하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는 지난주 열린 석유장관 회의에서 세계 경기 회복을 고려해 오는 5~7월 감산을 점차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참가국들은 5월 35만 배럴, 6월 35만 배럴, 7월 44만1천 배럴씩 하루 감산량을 완화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1월부터 실시해 온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인 자체 감산을 5월 25만 배럴, 6월 35만 배럴, 7월 40만 배럴 등 단계적으로 철회하기로 했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는 마켓워치에 OPEC+의 이번 결정은 "단기적으로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해온 일부의 기대와 반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산유국들이 이번 회의에서 수요 회복에 대해 자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셰일 생산이 반등할 것을 경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증산 우려에 이란 핵 합의 참가국들이 오는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합의 복원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다는 소식도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국을 포함한 이란 핵 합의 공동위원회 참가국들은 빈에서 회의를 재개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직접 회담은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제재 해제, 핵 이행 조치 문제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지만 향후 이란에 대한 원유 수출 제재가 완화될 경우 공급 우려는 커질 수 있다.
ING의 워런 패터슨 원자재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제거될 가능성이 있으며, 만약 그러할 경우 이란의 석유 수출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미 이란 공급량이 늘고 있으며 올해 4분기에는 하루 공급량이 300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커 휴스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유정 굴착 장비 수도 13개가 늘어난 337개에 달했다. 이는 향후 미국의 원유 생산이 늘어날 것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원유 수출 증가 여파는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다.
프라이스 퓨처스의 필 플린은 유가가 이란 핵 합의 회담으로 너무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가 하락 위험은 2015년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이미 석유를 수출하고 있으며 오히려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2015년만큼이나 이란이 석유를 많이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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