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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곡동' 치고받다 끝나는 서울시장 선거…남은 건 헐뜯기와 고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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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곡동 지구지정'에 의혹만 남기고 진전된 논의는 없어

朴-吳 서로가 "거짓말쟁이"…결국 수사기관에서 결론날 듯

뉴스1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양천구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정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1.4.5/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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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서혜림 기자 =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겨루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선거를 이틀 앞둔 5일 마지막 토론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다.

이날 토론에서도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두 후보는 서로 표까지 준비하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지만 결국 기존 논의에서 추가로 진전된 부분은 없었다.

내곡동 땅 의혹의 핵심 쟁점은 오 후보가 서울시장을 하면서 처가 소유의 내곡동 땅이 포함된 지구를 국민임대주택지구로 지정되게 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다. 이 논쟁은 Δ지구 지정 시기 Δ오 후보의 측량 현장 참여 여부로 압축된다.

◇지구지정 '시기' 논쟁…朴 "MB와 내통" 吳 "노무현 때 지정" 반복

'시기 논쟁'에 대해 오 후보는 해당 지구 지정 신청은 자신이 시장이 되기도 전의 일이며, 역시 자신이 시장이 되기 전 국책사업으로 결정돼 계속 협의돼 왔던 일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날도 오 후보는 "최초신청일은 제가 시장에 취임하기 전 2006년 3월"이라며 "(그후) 국책사업으로 지정돼서 노무현 전 대통령 때 협의가 진행 중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박 후보는 시장이 되기 전의 일이라고 하더라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 시절에 있었던 일"이라며 "이명박 시장과 내통을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기 논쟁'의 근거로 박 후보는 내곡동 지구를 향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전결 지정한 김모 당시 서울시 주택국장의 초고속 승진을 들고 있다. 오 후보 처가의 내곡동 땅을 지정해주면서 이례적인 승진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분이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이후) 2010년 8월에 주택국장 2급 승진을 하고, 그로부터 6개월 후인 2011년 1월에 바로 1급 본부장으로 승진을 했다"며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내곡동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하는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한 오 후보의 말에 대해 '어떻게 서울시장이 그린벨트 해제 같은 중요한 사안을 모를 수 있느냐'며 이를 의혹을 피하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압박했다.

오 후보는 그린벨트 해제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예정지구를 지정해 고지한 때에는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3조 내지 제7조에 의해 도시관리계획의 결정이 있는 것으로 본다"는 규정을 들었다. 예정지구로 고지가 돼 있는 경우에는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돼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따라서 시장의 결재도 불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주택국장 전결로 이뤄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미 국민임대주택지구 지정이 노무현 정부 때 되어 있었고, 이후 이것이 '보금자리임대주택'으로 이름이 바뀌는 과정일 뿐이었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모두 기존에 나온 해명들이다. 다만 오 후보는 주택국장 승진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朴 "측량현장 증인 펄펄 살아있다" 吳 "이해찬이 '이해충돌이냐' 물었다"

다음 쟁점은 '측량 현장'이다. 박 후보 측은 2005년 6월 당시 처가의 내곡동 땅 측량 당시 오 후보가 현장에 있었다면, 이는 오 후보가 시장이 되기 전부터 이명박 전 시장과 '내통'하며 영향력을 행사한 근거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측량 현장 논쟁 역시 기존 논의에서 더 진전된 것이 없었다. 박 후보는 측량 현장 근처에서 오 후보를 봤다고 증언한 증인들을 왜 고소하지 않느냐고 따졌고, 오 후보는 측량 현장에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논의 자체를 피해갔다.

결국 오 후보를 봤다는 증언의 사실관계는 시원하게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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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바라보고 있다. 2021.4.5/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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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증인들이 펄펄 살아있다"며 "(본인 대신 현장에 갔다던) 처남분은 왜 조용한가. 갔으면 갔다고 나와서 기자회견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당시 처남이 다른 행사에 있었다는 내용이 보도된 것을 언급한 것이다.

오 후보는 "수사기관에서 대질신문 한 번이면 완전히 끝난다"며 "측량현장에 간 사실이 중요하지도 않지만,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가 '오 후보가 시장이 되기 전에 현장에 간 것이 이해관계 충돌이냐'고 한 말도 존중했으면 좋겠다. 그분이 제대로 판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TBS(교통방송)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이날 오전 당시 측량 현장 근처에서 '생태탕집'을 운영했다던 주인 모자의 증언을 방송하기도 했다. 이들은 당시 오 후보를 똑똑히 봤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朴-吳 서로가 "거짓말쟁이" 맹비난…결국 공은 수사기관으로

결국 오 후보가 측량 현장에 있었는지 없었는지, 오 후보가 내곡동 땅을 지구로 지정하는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안 했는지는 이날 토론 이후에도 시원히 해소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두 후보는 서로를 향해 거짓말쟁이라고 맹비난을 쏟아부었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내곡동 의혹을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사건'에 빗대며 "거짓말은 서울을 가장 혼란스럽게 만든다. 거짓말이 난무하는 서울시를 시민이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 후보는 곧바로 "저는 거꾸로 박 후보가 거짓말의 본체라고 생각한다"며 "박 후보의 존재 자체가 거짓말"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의 귀책으로 보궐선거가 발생했을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한 과거 당헌·당규를 언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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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2021.4.5/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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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남은 건 서로를 향한 헐뜯기와 고소·고발전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17일 내곡동과 관련해 오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한 데 이어 같은 달 24일에는 오 후보 시장 당시 주택국장을 같은 혐의로 검찰에 추가 고발했다.

국민의힘도 이 의혹을 처음 제기한 천준호 민주당 의원을 지난달 10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후보자 비방)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오 후보가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있었다는 내용의 KBS 보도에 대해서도 해당 보도를 한 기자와 KBS 정치부장, 보도본부장, 양승동 사장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후보자 비방)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 후보가 구체적 증언이 나왔는데도 계속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있어 '당선 목적의 허위사실공표죄'로 고발한다"며 추가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오 후보 증언이 허위사실로 나타날 경우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까지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내곡동 일색'인 이번 선거전에 대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핵심은 오 후보가 직권남용을 해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했느냐인데, 설명을 하기 시작하면 네거티브는 의미가 없다"고 봤다. 또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을 것 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네거티브 피로감'에 대해 "감수하는 것"이라며 "피로감이 여론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고 결국 표심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했던 내곡동 땅 의혹의 전모는 결국 선거가 끝난 이후 수사기관에서 밝혀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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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양천구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정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앞서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2021.4.5/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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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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