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재근 의원 사무실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대화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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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잠룡’들이 4·7 보궐선거 국면에서 특장점을 앞세우며 남다른 존재감을 나타낸다. ‘미니 대선’ 격으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일방적으로 지면 안된다’는 위기감이 읽힌다. 잠룡들의 향후 대권 행보를 고려해서라도 보궐선거 완패 시 이익보다 손해가 크다는 손익계산의 결과와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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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부산행', '라떼회동'…지지발언 없이도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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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번 보궐선거 국면에서 특유의 역동적 이미지를 강화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별한 발언 없이도 잇따른 전격 행보로 이슈를 생산하고 ‘측면지원’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 지사는 공직자 신분으로 직접적인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지사는 지난달 31일 휴가를 내고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후원회 개소식을 전격 방문했다. 유력 대권주자임에도 별다른 수행 인원 없이 SRT(수서발 고속철도)로 이동하는 이례적 행보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 지사는 김 후보 옆 자리에 앉아 수차례 손을 잡으며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지난달 24일 국회에서는 이 지사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간 ‘라떼 회동’도 성사됐다. 각각 카페라떼와 바닐라라떼를 마시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 지사는 박 후보의 재난위로금 정책을 치켜세우며 “우리가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이달 4일 오후 서울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 광장에서 유세차에 올라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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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는 이낙연 "어디 하나 열심히 안한 곳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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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연일 현장 행보로 주목 받았다. 지난달초 당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도 당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이 위원장은 대체로 하루 3~5차례 서울 선거 유세장에서 목소리를 높이면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지원에 공을 들였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서울시내 25개 지역위원회를 모두 다닌다”며 “어디 하나 열심히 하지 않는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선거 이틀전인 5일에도 이 위원장은 오전 9시30분 중앙선대위 회의에 이어 △오전 11시 응암역 사거리 지원유세 △오후 5시50분 신림사거리 지원유세 △저녁 7시50분 타임스퀘어 지원유세 등을 소화하며 전력을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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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눈물의 호소'…"盧 대통령처럼 떨어뜨리지 말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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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친노(친 노무현 대통령)’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부산에서 구슬땀을 흘린다. 선거를 앞두고 당 부산선대위 미래비전위원장을 맡아 당초 험지로 분류됐던 부산 선거판에 제 발로 뛰어들었다.
이른바 ‘노무현 마케팅’을 앞세운다. 전날 눈물 섞인 ‘주차장 유세’가 대표적이다. 이 의원은 전날 “‘부산시민 여러분 사랑한다. 부산을 일으키고 싶다. 도와달라’고 김 후보는 매일 밤 마음의 파도로 편지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노 대통령 때처럼 떨어뜨리지 말고 김 후보를 도와달라고 간절히 호소한다”며 눈물을 터트렸다. 이어 “부산 경제가 어렵다면 김 후보를 도와달라. 열심히 하겠다.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가 이달 1일 부산 서구 충무동 사거리에서 지지 연설을 마친 이광재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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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빨라진 '대선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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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룡’들의 분전은 이번 선거에서 완패해선 안된다는 위기감으로 풀이된다. 이낙연 위원장이 선거 전 당대표를 역임한 데 이어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은 점을 고려하면 서울·부산 선거의 일방적 필패는 이 위원장의 대권 행보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사 역시 손해가 크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지사를 지지하는 일부 중도·보수 성향의 민심이 이반하거나 변화를 바라는 여권 지지층까지 패배의식에 빠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위원장의 궤도 이탈로 이 지사가 집중 견제 대상이 되는 것도 반가운 상황은 아니다.
이광재 의원 역시 부산선거 완패 시 자신의 정치적 외연을 넓히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원은 향후 대권 행보를 위해선 정치적 기반인 강원을 공고히 하는 한편 PK(부산·경남)나 수도권 등으로 세를 확장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는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 후보 경선 일정을 고려하면 이번 보궐선거가 끝나면 급속히 대선 정국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기는 것도 중요하나 일방적으로 져선 안된다. 지지자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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