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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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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과 투표소 간 윤석열…"충청 표심 의식" 벌써 정치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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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기력이 전과 같지 않아 함께 해"

앞서 언론 인터뷰선 "투표하면 바뀐다"


윤석열(61) 전 검찰총장이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 남가좌동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서 아버지 윤기중(90)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했다. 지난달 4일 총장직 사퇴 이후 첫 공개 일정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11시 4분쯤 남가좌1동 주민센터 앞에 도착했다. 검은색 승용차에서 내린 그는 지팡이를 손에 쥔 윤 교수의 왼팔을 잡고 부축하면서 투표소로 들어갔다. 윤 교수 오른편에서는 윤 전 총장의 사촌 동생이 윤 교수의 거동을 도왔다. 주민센터 앞은 취재진과 지지자 등 100여명이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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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신분 확인을 위해 잠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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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 들어서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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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의 자택은 서울 서초동이지만, 윤 교수의 자택이 남가좌동 인근이라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한 측근은 “사전투표 뒤 가족과 점심을 먹기로 했다”고 전했다. 사전투표는 신분증만 있으면 거주지와 무관하게 전국에 설치된 투표소 어디서든 가능하다. 윤 전 총장은 아버지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이유를 묻는 말에 “보시다시피 아버님께서 기력이 전과 같지 않으셔서 같이 왔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4·15 총선 당시엔 선거 당일 서울 서초동 원명초에 마련된 투표소를 홀로 찾아 투표했다. 지난해 회색 경량패딩을 입고 온 것과 달리 이날은 검은색 노타이 차림의 양복을 입었다. 투표소 안으로 들어선 그는 윤 교수에게 “아버님, 이쪽입니다”라고 길을 안내하곤 사촌 동생에게 “(관내 투표소로)모시고 가라”고 한 뒤 관외 투표소에서 따로 투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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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에서 기표를 마친 뒤 투표함으로 향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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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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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를 마친 윤 전 총장은 윤 교수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투표 순서를 기다리던 일부 시민과 인사를 나눴다. 다만, 취재진 앞에선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윤 교수의 손을 잡고 바깥으로 나온 그는 “사퇴 이후 행보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정치적 중립성 비판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대권 행보로 해석해도 되느냐” 등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의 한 측근은 “정당인도 아닌 일반인 입장에서 정치적 의사 표명이나 투표 촉구 등 정치적 행위는 자제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 주변 인사들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평소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남다르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취임 이후 주변에 ‘부자(父子) 총장’이 될 뻔했다는 일화를 전한 적이 있다고 한다. 실제 윤 교수는 연세대 총장 후보로 거론된 적이 있지만, 기독교를 택하지 않아 무산됐다고 한다. 윤 교수는 1대 연세대 교수평의회 의장(1989년 3월~1990년 3월)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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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를 부축하며 들어서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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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왼쪽 두 번째)와 함께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 들어서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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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히는 윤 전 총장이 배우자 김건희(49)씨 대신 아버지와 함께 첫 공개 행보를 가진 것에 대해선 “충청권 표심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왔다. 윤 전 총장의 고향은 서울이지만, 윤 교수는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충남 공주에서 자랐다. 윤 교수의 선친이 자녀 교육을 위해 윤 교수가 어릴 적 공주로 이사했다고 한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이 지역구인 정진석(5선) 국민의힘 의원이 윤 전 총장의 정계 진출에 적극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앞서 윤 전 총장은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시민들의 투표가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투표하면 바뀐다”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투표를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기 전에 추후 입당 여부에 관한 질문을 받았지만 답하지 않았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대국민 호소를 마친 뒤 “윤 전 총장이 사전투표를 한다는 것 자체가 무슨 커다랗게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준호·김기정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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