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8개사 전체 보수는 2조3500억, 전년보다 18.8% 늘어
지난해 라임 펀드와 옵티머스 펀드를 운용했던 자산운용사들이 운용보수로 90억원이 넘는 돈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지난해 운용보수로 수취한 돈은 4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의 운용보수는 32억원이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있지도 않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 자금 5146억원을 모아 부실 사모펀드에 투자해 지난해 환매 중단사태를 일으킨 곳이다.
2019년 1조6679억원 규모의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라임 사태가 불거져 운용보수를 벌지 못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 732억9000만원의 운용보수를 수취했다.
옵티머스 피해자, 금융피해자연대 등 참석자들이 지난 2월 18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NH투자증권의 영업 취소와 하나은행과 한국예탁결제원의 중징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라임자산운용의 지시를 받아 소위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펀드를 팔아 ‘라임 아바타 운용사’로 불린 운용사들도 많게는 50억원이 넘는 운용보수를 벌었다.
운용사별로 보면 포트코리아자산운용이 지난해 55억4000만원을 벌어 라임 아바타 운용사 중 운용보수 이익이 가장 컸다. 또 라움자산운용은 지난해 25억7000만원을 벌었고, 라쿤자산운용은 같은 기간 5억3000만원을 운용보수로 수취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은 라임 사태의 책임을 물어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등록취소를 결정했고 라움자산운용, 포트코리아자산운용에 대해서는 일부 영업정지를, 라쿤자산운용은 기관경고 조치를 결정한 바 있다.
라임의 아바타운용사들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지난해 운용보수로 벌어들인 돈은 91억1000만원이다. 존 리 대표의 메리츠자산운용이 벌어들인 운용보수(89억5000만원) 보다 1억6000만원 많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운용보수는 펀드 자산에서 일정 비율을 떼는 것인데 미리 집합투자규약(약관)에서 환매가 중단되는 경우 운용보수를 정상적으로 지급하는지, 지급하지 않는지를 정한다"며 "환매 중단된 펀드라도 미리 운용보수를 지급하기로 정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옵티머스 펀드 등이 법적으로 정리(청산)가 안 된 상태에서 운용보수가 관행대로 그대로 집행되며 이렇게 많은 돈을 가져가는 상황이 가능했던 것 같다"며 "옵티머스나 라임 펀드의 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이 상당히 복잡하고 오래 걸릴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래픽 = 정다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내 328개 운용사의 지난해 운용 보수는 2조3499억7000만원으로 1년 전인 2019년 1조9771억4000만원 보다 3728억3000만원(18.8%) 증가했다.
328개 자산운용사 중 운용보수 1000억원을 돌파한 곳은 4곳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996억2000만원으로 운용보수가 가장 많았고, 삼성자산운용이 1491억7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부동산 투자에 특화된 이지스자산운용은 1229억8000만원으로 운용보수 기준 3위였고, KB자산운용도 1089억4000만원의 운용보수 이익을 냈다.
또 국내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407억원을 벌었고, 스타 펀드매니저인 강방천 회장이 이끄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124억6000만원을 벌었다.
한편, 지난달 말 국내 설정 공모펀드 사업 부문을 DGB금융그룹 계열사인 DGB자산운용에 분할 합병할 계획이라고 밝힌 블랙록 자산운용의 지난해 운용보수는 32억4000만원에 그쳤다. 1988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된 블랙록은 펀드 순자산총액(AUM) 기준 세계 최대 운용사다. 지난해 말 기준 AUM은 8조7000억달러(약 9812조7300억원)다.
정해용 기자(jhy@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