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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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작황 부진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데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공업제품 가격까지 오르며 상승폭이 확대됐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16으로 전년 대비 1.5% 오르며 지난해 1월(1.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1월(0.6%) 0%대에 머물렀던 물가는 2월(1.1%)에 이어 두 달 연속 1%대를 기록했다.
3월 물가도 농축수산물(13.7%)이 끌어올렸다. 상승폭은 전달(16.2%)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산물은 1년 전에 비해 19.2%나 올랐다. 축산물(18.8%), 수산물(10.2%)도 각각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였다. 품목별로 보면, 파(305.8), 사과(55.3), 고춧가루(34.4), 국산쇠고기(11.5) 등의 상승률이 가팔랐다. 달걀의 경우 AI 피해로 공급은 줄면서 39.6%나 뛰었다.
지난해 3월(1.3%) 이후 줄곧 하락세를 기록했던 공업제품 물가는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0.7% 올랐다. 휘발유(1.8%), 경유(0.7%), 자동차용 LPG(2.8%) 가격이 오르며 석유류가 1.3% 오른 영향이 컸다. 가공식품도 출고가가 많이 인상되면서 1.5% 올랐다. 집세는 한 해 전보다 1.0% 올랐다.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1.4%, 0.6%였다. 월세는 2014년 11월(0.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도 전년대비 1.0% 오르며 지난해 11월(1.0%)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차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2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 겸 한국판뉴딜 점검 TF 겸 제8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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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심리 개선과 국제유가 상승이 수요·공급 모두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지난해 4∼5월 물가가 낮았던 기저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기 회복으로 완만하게 상승하는 수준인데 앞으로 높아질 우려가 있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높은 것 같다”면서도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물가안정목표(2%)를 상회할 가능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진단하면서도 현재 추세와 지난해 2분기에 낮았던 물가수준을 감안할 때 올해 2분기에는 물가 오름폭이 일시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농·수산물 가격 조기 안정, 원자재 변동 리스크 대응 강화 등 분야별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방 공공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와 서민 부담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2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 겸 한국판뉴딜 점검회의 겸 제8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선제적인 관리대응체제를 통해 일시적인 물가상승이 과도한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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