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치권에서는 4·7 보궐선거를 차기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으로 여기는 데 이론이 없는 상황이다. 대선을 1년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열린 ‘슈퍼 보궐선거’에서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정권심판론’이 처음으로 강하게 불고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와 여론조사기관 케이스탯리서치가 지난달 30~31일 서울시민 101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여권을 향한 불만은 차기 대선 전망에도 영향을 끼쳤다. 우선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7.5%를 기록해 이재명 경기도 지사(22.0%)와 오차범위 내 양강 구도를 이뤘다. 지난달 검찰총장직 사퇴 이후 선거 국면에서 간헐적으로 메시지를 내면서,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지지가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집결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윤 전 총장은 이념성향상 보수층(45.1%) 뿐만 아니라, 중도층(29.3%)에서도 상당수를 흡수했다. 3위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8.9%)였고, 그 뒤를 이어 안철수 5%, 홍준표 2%, 오세훈 2%, 유승민 1.9%, 정세균 1.8%였다. 4·7 선거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지지율도 10% 미만으로 주저앉았다.
서울 지역 유권자들은 또한 차기 대선 전망에 대해서는 56.7%가 ‘야당 후보가 당선돼 정권이 교체돼야 한다’고 답했다. ‘여당 후보가 당선돼 정권이 유지돼야 한다’는 33.7%였다. 특히 이념성향 가운데 중도층에서 정권 교체에 힘을 실은 유권자가 61%로 정권 유지(30%)를 두 배 압도하면서 야권이 주도하는 정권심판 정국이 보궐선거 이후 상당 기간 유지되리라는 예측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계속해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먼저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의 경우 정치적 역량에 대한 검증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윤 전 총장이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서게 될 경우 코로나19로 황폐해진 경제 회복, 한계가 드러난 복지 제도 정비, 노동시장과 산업구조의 구조 개혁, 남북 관계를 비롯한 외교 관계의 재정립 등에 대한 정리된 입장이 나와야 하는데, 이런 중대한 정치 의제에 대한 윤 총장의 입장이 공개된 바 없다. 하동균 케이스탯리서치 이사는 “현재 상황을 바탕으로 차기 대선까지 정국을 예측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 특히 윤석열 전 총장은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친 바 없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여론이 어느 쪽에 모이게 될지는 상당 기간 지켜볼 문제”라고 말했다.
정권심판론이 내년까지 계속 유지될지를 놓고도 전문가들은 유보적이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여론분석전문위원은 “보궐선거와 달리, 대통령 선거는 집권 세력에 대한 찬반 투표로만 진행되지 않는다”며 “국민의힘이 의미 있는 대안세력으로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또 집권 여당이 제대로 패인을 진단하고 반성하면 충분히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오만한 민주당에 경고장을 날리겠다는 민심은 확고해 보이지만, 그런 분노가 국정 운영의 방향타를 반대로 돌리겠다는 데까지 갔는지는 확실치 않다”며 “차기 대선의 향방은 보궐선거 이후 두 정당이 어떤 리더십을 구축하고 어떤 혁신의 모습을 보여주는지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노현웅 서영지 기자 goloke@hani.co.kr
■ 어떻게 조사했나
조사 일시 2021년 3월30~31일
조사 대상 서울 거주 만 18살 이상 남녀 1012명
조사 방법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 조사
응답률 28.3%
가중치 부여 방식 권역별·성별·연령별 가중치 부여 셀 가중
(2021년 2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조사 기관 ㈜케이스탯리서치
조사 의뢰 한겨레신문사
※자세한 내용은 케이스탯리서치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esc 기사 보기▶4.7 보궐선거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