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치킨배달 가장 참변’ 을왕리 음주운전자 징역 5년…동승자는 집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음주 운전자 A씨(가운데)가 지난해 12월 1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중구 중부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도로에서 역주행하다가 오토바이로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음주 운전자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3단독 김지희 판사는 1일 선고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구속기소 된 A(35·여)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윤창호법’이 적용돼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동승자 B(48·남)씨에 대해서는 음주운전 방조 혐의만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A씨가 범행을 시인하고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상당히 높았고 제한속도를 시속 20㎞나 초과해 역주행하다가 사고를 냈다. 피해자 가족들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며 “피해자가 사망하는 매우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동승자 B씨의 혐의에 대해서는 “B씨가 자신의 차량을 A씨에게 제공해 음주운전을 방조한 사실은 자백했다. 이를 근거해 유죄로 인정한다”면서도 “B씨가 A씨의 운전 업무를 지도·감독하거나 특별한 관계에 의한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음주운전의 결과로 발생한 사망에 대해 공동으로 책임을 진다고 볼 수 없다. A씨는 자신의 결의와 의사로 음주운전을 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9월 9일 0시 55분쯤 인천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도로에서 술에 취해 벤츠 승용차를 400m가량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을 배달하러 가던 C(사망 당시 54세·남)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당시 A씨가 운전한 벤츠 차량은 제한속도(시속 60㎞)를 22㎞ 초과한 상태에서 중앙선을 침범해 역주행했고,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4%로 면허취소 수치(0.08%)를 훨씬 넘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대리기사가 찾아오기 쉬운 장소까지 이동하자”는 B씨의 말에 차량을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B씨는 사고가 나기 전 함께 술을 마신 A씨가 운전석에 탈 수 있게 리모트컨트롤러로 자신의 회사 법인 소유인 벤츠 차량(2억원 상당)의 문을 열어주는 등 사실상 음주운전을 시킨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B씨가 A씨의 음주운전을 단순히 방조한 수준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부추긴 것으로 판단하고 둘 모두에게 ‘윤창호법’을 적용, 지난 2월 2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0년을, B씨에게 징역 6년을 각각 구형했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내면 처벌을 강화하는 개정 특가법과 운전면허 정지·취소 기준 등을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을 합쳐 부르는 것으로, 검찰이 음주운전 차량에 함께 탄 동승자에게 윤창호법을 적용해 기소한 사례는 B씨가 처음이었다.

betterj@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