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세 모녀 살해' 피의자 스토킹 정황…신상공개 청원 20만

수시로 피해자 집 찾아가고 '마지막으로 잘 생각하라'며 협박도

CBS노컷뉴스 박하얀 기자

스마트이미지 제공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흉기로 숨지게 한 20대 남성의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청원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경찰은 피의자의 스토킹이 지속적이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하고 있다.

31일 오후 9시 기준, '세 모녀 살해 사건'의 피의자인 A씨의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국민청원에 20만명 4천명 이상이 동의해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A씨는 지난 25일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23일 피해자의 집을 찾아 세 모녀를 살해한 뒤 현장에 사흘 간 머무르며 피해자에게 보낸 SNS 메시지 기록 등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인은 국민청원을 통해 "하루에도 수십명씩 죽어가는 여성들(은) '안 만나줘', '그냥(묻지마)', '약하니까' 등등 상대적 약자라는 이유로 많은 범죄에 노출돼 있다"며 "작정을 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가해자의 신상을 빠른 시일 내에 공개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피해자는 지인들에게 A씨가 스토킹 가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수차례 털어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피의자 A씨는 피해자가 집 주소를 말해준 적이 없는데도 수시로 찾아왔고, 피해자는 지인들에게 무섭다며 두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집에 갈 때마다 A씨를 피해 돌아서 간다면서 피의자를 아파트 1층에서 다가오는 검은 패딩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피해자는 A씨가 '마지막으로 잘 생각하라'며 협박을 이어가자, 전화번호까지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경찰이 참고인 조사, A씨의 휴대폰 디지털포렌식 등을 통해 파악한 내용이다.

범행 후 자해한 A씨는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다. 살인 혐의로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피의자 상태를 확인한 뒤, 영장을 집행할 계획이다.

경찰은 피해자 집 주변 기지국 자료를 통신사로부터 넘겨받아 스토킹이 실제 얼마나 이뤄졌는지 조사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A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신상공개심의위 개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상공개심의위는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피해가 중대하며, 국민의 알권리 보장 등 공공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열리며, 피의자 이름과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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