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오른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20210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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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기조연설부터 오 후보의 내곡동 땅 문제를 파고들었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거짓말하고 논점을 흐리는 불공정한 공인으로서 의식이 문제의 본질이다”면서 “시장은 정직과 공정이 요구되는 무거운 자리인데 거짓말을 미래 세대에 물려줄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 후보는 오 후보에게 “송파 그린벨트 땅 해제에 대해 국장 전결이라고 답했는데, 2008년 1월 방송 인터뷰를 직접 한 것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오 후보는 “어제(29일) 질문을 받고 그렇게 대답했는데 오늘 아침 확인해보니 그린벨트 해제 필요성이 인정돼서 동의하게 됐었다”면서 “국책 사업으로 신도시를 만들면 그린벨트 풀어서 집 짓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후보는 “오 후보가 어제는 국장 전결이라 모른다고 답변했는데 하룻밤 자고 나선 다시 실토했다”고 응수했다.
이어 내곡동 땅의 항공 사진을 꺼내 “오 후보 처가 땅과 이상득 전 의원 사유지,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가 여기 다 붙어 있다”면서 “결국 MB패밀리와 MB황태자의 땅이 붙어있는 곳들이 결국 그린벨트 해제가 된 것”이라고 공격을 이어갔다.
오 후보는 “택지에 대해 정말 오해가 크다”면서 “자꾸 거짓말 프레임을 씌우는데 정말 재산적 이득은 보지 않았다”고 방어했다.
공방 중에 오 후보는 “거짓말이라는 주장에 대해 선거 끝나고 책임을 물을 것이다. 수사기관에서 문제 제기한 모든 분들과 함께 정정당당히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가 “수사 운운하는 거 이거 지금 협박하는 것이다”고 말하자, 오 후보는 “현 정부가 수사기관을 장악하고 있는데 어떻게 협박이 되냐”고 맞받아쳤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 특혜 파견 의혹도 꺼냈다. 박 후보는 “오 후보가 합격해 다른 사람 일자리를 빼앗았다”고 주장했고, 오 후보는 “아프리카 봉사활동 하러 간 것도 남의 일자리를 뺏었다고 하는 저 거짓말을 용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입만 열면 전부 내곡동, 흑색선전에 가까운 얘기만 한다”면서 “시중엔 ‘도쿄 영선’ 얘기 등도 있지만 저는 그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도쿄 영선은 박 후보의 배우자가 소유한 도쿄 아파트 관련 논란을 표현한 말이다.
이에 박 후보는 도쿄 아파트를 팔기로 한 매매계약서를 꺼내 들며 “이 문제는 MB정권 시절 제 가족이 고통받고 사찰 받았던 하나의 증거물”이라면서 “지난 2월 25일 서류 매매, 6월 18일 잔금 입금이 된다고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마친 뒤 박영선 후보 캠프에선 “오 후보는 10년 전의 낡고, 고집 센, 실패한 전직 시장의 모습 그대로였다”면서 “스스로의 거짓말 속에 가두는 120분의 토론”이라는 논평을 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김철근 대변인은 “오로지 박 후보의 마타도어와 네거티브만이 있었던 토론회”라면서 “정책 대결 없이 기-승-전-‘남 탓’에만 열을 올리는 건 민주당 고질병”이라고 말했다.
정치 평론가들은 “박 후보가 크게 스윙했지만 오 후보가 잘 피해 다녔다”(익명의 정치 컨설턴트)는 평가를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박 후보 공세가 강했지만 점수를 따려면 새로운 팩트가 나왔어야 했다”면서 “오 후보가 네거티브에 대한 피로도를 잘 지적했다”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유권자의 생각을 바꿔놓을 만한 큰 반전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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