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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샌드위치에 식빵 넣는 거 처음 본다" 황당 불만…'별점 테러'에 멍드는 자영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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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넣은 샌드위치 처음 본다" 별점 최하점 남겨

'별점 테러'에 심리적 고충 겪는 점주들

배달 앱 별점, 실제 업체 수익에 큰 영향

아시아경제

샌드위치.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샌드위치에 식빵이 들어가는 건 처음 보네요."


일부 소비자들이 배달 어플리케이션(앱) 별점 평가에 황당한 이유로 혹평을 남기는 사례가 늘고 있어 자영업자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급기야 '샌드위치를 식빵으로 만들어 실망했다'는 취지로 최하점을 남기는 '별점 테러'까지 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들이 남긴 혹평이 배달 앱 리뷰 전체 점수에 반영돼 업체 수익에 큰 영향을 준다는 데 있다.


이 같은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배달 앱 리뷰가 점주에게 중요하다는 점을 이용해 악의적으로 고통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한 배달 앱 리뷰 페이지에서 불거진 소비자와 점주 간 '설전' 내용이 공개됐다.


논란의 시작은 소비자가 남긴 샌드위치 후기였다. 이 소비자는 "사진을 못 본 내 잘못이긴 하지만 식빵으로 샌드위치를 만든 것은 처음 먹어본다. 샐러드드레싱도 넉넉히 주시면 좋겠다"라며 별점 1점(최하점)을 남겼다.


이를 본 점주는 직접 후기에 답글을 달아 "샌드위치를 식빵으로 만들지 그럼 어떤 것으로 만듭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점주는 샌드위치의 기원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샌드위치 백작 4세인 존 몬테규는 두 조각의 빵 사이에 속을 채운 인기 있는 간식에 자신의 작위를 확실하게 남기는 엄청난 업적을 이룩했다"고 했다. 샌드위치는 애초 식빵 속에 내용물을 끼워 만든 음식에서 시작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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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배달 어플리케이션(앱) 리뷰와 이에 대한 점주의 답변.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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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해당 소비자는 재차 자신의 후기 글을 수정해 "내가 빵 쪼가리 하나 먹는데 기원을 알아야 하는지"라며 "기원은 음식업 종사자가 알면 되고, 나는 (샌드위치를) 포카치아나 바게트, 사워도우로 먹는 기억뿐이다. 내 돈 내고 내가 먹는 음식에 기억이 그거라면 그게 맞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식빵을 하건 또띠아를 하건 내 알 바 아니다"라며 "나처럼 모르고 시키는 경우도 있으니 알려주는 게 내가 가진 리뷰 권리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의 공방이 온라인 커뮤니티·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하자 누리꾼들은 '도가 지나친 불만이다'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실제 업체 수익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별점 평가에 황당한 이유로 혹평을 남기는 것은 악의적이라는 지적이다.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얼마나 이기적인 사고방식이냐. 저런 소비자들 기준점은 오로지 자기 자신"이라며 "자기가 평소 샌드위치에 무슨 빵을 먹는지 점주가 어떻게 아나. 진상도 저런 진상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평가 한 마디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데 어떻게 저런 말로 별점 테러를 할 수 있냐"며 꼬집었다.


일부 소비자들의 별점 테러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한 배달 앱에서는 싱크대 하수구나 쓰레기봉투에 음식물을 집어넣고 '인증 사진'을 남기는 별점 테러가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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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배달 앱에서는 주문한 음식을 싱크대에 버린 뒤 혹평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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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 같은 별점 테러를 당한 한 떡볶이 음식점 점주는 "50대 후반에 직장 퇴직하고 집사람이랑 사활 걸고 하는 가게인데, 지금까지 많은 일이 있었지만 음식이 쓰레기처럼 버려지는 사진을 보니 마음이 무너져 죽을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배달 앱에 등록되는 리뷰 정보는 실제 업체의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주로 배달 앱을 통해 이용하고 싶은 식당을 검색하는데, 이때 업체의 질을 가장 직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별점이다. 일부 배달 앱은 평균 평점이 높은 순으로 식당 목록을 순서대로 정렬하기 때문에 홍보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배달의 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국내 주요 배달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총 2921만건을 기록했다. 사실상 국내 성인 인구 대다수가 사용하는 것으로, 별점 리뷰 점수가 음식점의 수익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배달 앱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별점 리뷰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배달의 민족은 지난 2010년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지난 2019년 4월까지 총 6만2000건의 악성 리뷰를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기요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허위·어뷰징 리뷰를 실시간 감시, 걸러내는 기술을 도입하는 등 제재 강화에 나섰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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