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박영선, 민주당명 뺀 점퍼 입고 문대통령 언급 줄였다

댓글 6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4·7 보궐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30일 오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7 보궐선거가 종반전으로 돌입하면서 여야 각 정당의 길거리 유세 풍경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여당은 과거 선거 때마다 지지율이 높았던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워 왔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문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크게 줄어들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큰 격차로 여당 후보를 앞서는 야권은 20·30대 젊은 시민들을 유세에 직접 참여시키는 '시민개방형 유세'를 선보이며 과거와 다른 유세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30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당명조차 적혀 있지 않은 유세점퍼로 갈아입고 서울을 누볐다. 정부·여당을 향한 민심의 싸늘한 시선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에 대한 언급 횟수도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25일 구로에서 열린 출정식 연설에서 2회 언급한 것이 가장 많았다. 이후 중랑·서초에선 1회에 그쳤으며, 서대문·성북·성동 유세에선 단 한 차례도 거론하지 않았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비판도 계속하고 있다. 이날 박 후보는 유세를 마친 뒤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 중에서 공급이 1인 가구 증가율을 쫓아가지 못했다"며 "더 세밀하게 추진되지 못한 것들은 잘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여당 거리 두기에 나선 셈이다. 여당 중진 의원은 "객관적 여론조사 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인 데다 정권 말기이기 때문에 대통령 언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당내에선 선거 전략을 너무 늦게 바꿨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다선 의원은 "올해 초부터 정부·여당의 오만과 무능력에 대한 불만이 급등했다"며 "처음부터 인물론으로 가도 쉽지 않았을 선거였는데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

4·7 보궐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30일 오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영등포역 앞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지율 상승으로 분위기가 좋은 국민의힘은 유세차에 20·30대 젊은 시민을 태워 발언 기회를 주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배경에는 이례적으로 높은 2030세대의 국민의힘 지지가 있다.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이 집값을 천정부지로 올리면서 '내 집 마련'을 시작하려는 20·30대가 특히 절망했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일컬어지는 '불공정'의 모습이 분노를 일으키면서 이들이 국민의힘 쪽으로 상당수 돌아선 것이다.

실제로 과거엔 젊은 세대들 사이에선 설사 보수정당을 지지한다고 해도 굳이 이를 내세우지 않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 선거에선 다른 모습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뉴미디어본부장이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세차에 올라 연설할 젊은 층의 신청을 받았는데, 이 본부장에 따르면 '페이스북 메신저가 폭주'할 정도로 신청자가 많았다고 한다. 반응도 좋다. 유튜브를 보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나 안철수 선대위원장의 유세연설보다 일반 젊은 층의 연설 조회 수가 훨씬 높았다. 한 20대 취업준비생의 '박영선이 싫은 이유' 연설은 하루 만에 조회 수 43만회를 돌파했을 정도다. 젊은 시민층의 연설들은 모두 조회 수 20만회를 넘어설 정도로 대체로 반응이 뜨거웠다.

[박인혜 기자 / 성승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