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주차장에 폐쇄를 알리는 현수막이 게시되어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4월 3일(토)·4일(일), 10일(토)·11일(일) 여의도한강공원 1·2·3·4 주차장을 24시간 닫는다. 뉴스1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매일 400명 안팎씩 쏟아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 몇 주간의 하루 평균 환자를 보면, 떨어지는가 싶더니 다시 늘었다. 정부가 ‘수도권 특별방역대책’까지 꺼냈지만, 소용없었다. 정부는 현 상황이 안정돼야 등교수업을 확대하겠단 방침인데 현재로써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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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평균 환자 439.1명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월 첫 주(2월 28일~3월 6일) 일평균 국내 발생 환자는 391.1명이었다. 하지만 그 다음 주(7일~13일)는 445.9명으로 확 늘었다. 서울 동대문 요양병원, 경기도 안성시 축산물공판장 등 여러 집단감염의 여파가 이어지면서다. 다행히 이달 셋째주(14~20일)에는 432.6명으로 줄었다. 그러다 다시 지난주(21~27일) 439.1명으로 증가했다. 국내발생 환자는 28일 462명→29일 370명→30일 429명이었다.
30일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 명품관에 영업시간 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는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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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워진 역학조사
한 달 사이 숨은 감염자를 쫓는 역학조사는 더 어려워졌다. 방역망 내 관리비율이 47%→38.6%로 떨어졌다. 이 비율은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하던 도중 확진된 이들을 말한다. 10명 중 6명 가량의 환자가 방역망 밖에서 나왔다.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비율도 22.2%→27.1%로 늘었다.
아울러 감염재생산 지수(R)는 0.94에서 0.99로 소폭 상승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몇 명에게 옮겼는지 보여주는 값이다. R 값이 ‘1’을 넘으면 유행 확산으로 본다. 봄철 늘어난 이동량과 여러 지표가 맞물리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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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지 않았던 수도권 특별대책
하지만 거리두기 단계 상향 외에는 환자를 줄일 방법이 마땅치 않다. 정부는 지난 15일부터 28일까지 2주간 다중이용시설을 집중 점검하는 수도권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30일 기자단 설명회에서 이와 관련, “특별대책의 핵심은 정부와 수도권 지방자치단체가 현장점검을 통해 방역 효과를 끌어올린다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결과적으로 (코로나19) 유행 수준을 (적절히) 억제하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 교육부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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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화돼야 등교수업 확대한다는데
3차 유행의 안정화가 실패하면서 새 거리두기 개편안 적용이 미뤄지고 있다. 이와 맞물려 등교수업 확대도 영향을 받는다.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전날(29일) 기자단 간담회에서 “수도권 중학생의 등교일수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유 장관은 새 거리두기 개편안이 시행된 뒤 이를 고려하겠단 입장이다. 섣불리 등교수업을 확대했다가 자칫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새 거리두기 개편안 수도권 내 환자가 ‘200명’ 밑으로 떨어져야 적용이 가능하다.
방대본에 따르면 올해 확인된 코로나19 환자 중 3∼18세는 전체의 10.7%인 3830명(23일 기준)이었다. 이중 7~12세가 1299명(33.9%)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3~6세로 783명(20.4%)이었다. 집단감염 경로는 주로 학원, 어린이집이었다. 주변 학교로 ‘n차’ 감염이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질병관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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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단계사향은 어려워
전문가들은 방역수칙을 보다 철저히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자영업자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현실에서 거리두기 단계상향은 불가능하다”며 “우려스러운 것은 활동력이 왕성한 젊은 층의 이동량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연령대 환자도 증가한다. 이동을 줄여야 한다. ‘나는 괜찮겠지’ 했다 가족, 주변을 감염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천 교수는 “여전히 테이블 간격을 안 띈, 기본적인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식당 등을 볼 수 있다”며 “지속적인 ‘정직 방역’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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