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왼쪽부터),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 배영규 신자유민주연합 후보, 송명숙 진보당 후보, 정동희 무소속 후보, 신지예 무소속 후보, 이도엽 무소속 후보, 오태양 미래당 후보, 김진아 여성의당 후보. 2021.3.29/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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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권구용 기자,김유승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군소후보들이 29일 방송토론회에서 맞붙었다.
군소후보들 다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주거안정대책에 대한 각자의 정책 구상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기본소득'을 제시했다. 여성 후보들이 어느 때보다 많이 출마한 선거인 만큼 페미니즘 정책들도 제시됐다.
다소 급진적이거나 "서울시장에 관심이 없다" "전국민 150만원 배당" 등의 황당한 발언·공약이 등장하기도 했다. 9명의 후보들이 10분의 발언권을 얻어 겨뤘다.
◇'기본소득' 입에 올린 군소후보들…'30만원 기본소득' '강남해체' 등장
코로나19 위기 극복책으로는 '기본소득'이 빈번하게 언급됐다. 재원마련책은 다소 성기게 제시됐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이제는 잡아야 한다"며 "부동산 관련 세금을 모든 시민에게 기본소득으로 나누고, 토지세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그는 "서울시 불용예산 등을 합치면 4조원"이라며 "거대 양당의 코로나19 피해 선별지원동맹에 맞서 30만원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송명숙 진보당 후보는 '강남 해체, 평등 서울' '강남이 불편해야 서울이 편해진다' 등 문구를 내걸고 "앞으로 민간분양을 하지 않고 매매·상속·증여가 가능한 공공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며 "모든 무주택자에게 자격·기간·임대료가 없는 무상주택 사용권을 부여하겠다"고 제시했다.
다만 신지예 무소속 후보는 "장기적 관점에서 기본소득에 찬성한다"면서도 "코로나 대응책으로서의 기본소득 정책에 반대한다"고 했다.
◇"남성후보는 출마도 말아야"…"차별발언, 사과 요구" 언쟁도
'페미니즘' '성적 소수자'도 군소후보들의 주요 열쇠말 중 하나였다. 남성을 선거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여성의당 후보의 언급으로 언쟁이 일기도 했다.
신지혜 후보는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표방하며 "서울시 보건소에서 '미프진'(임신중지의약품)과 무상생리대를 나눠주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지난 2018년 '최초의 페미니스트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신지예 무소속 후보는 "이번 선거는 '미투 선거'"라며 선거 실시 사유가 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을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민주당에게서 부끄러움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며 "여야 없이 성소수자 혐오발언을 남발한다"고 지적했다.
김진아 여성의당 후보는 "남성 서울시장은 물론 남성 서울시장 후보도 나오면 안 되는 선거"라며 "이번 선거는 남성 권력에 의한 성차별·성폭력 심판"이라고 강조했다. 또 "서울주택도시공사(SH) 공공주택분양의 50%를 여성 세대주에 의무 할당하겠다"고도 했다.
오태양 미래당 후보는 Δ서울시 소수자청 신설 Δ코로나19 백신 접종 시 에이즈 감염인들의 안전과 신변을 보장할 대책 시행 Δ서울시 공공기관에 성중립 화장실 설치 의무화 등을 공약했다.
오 후보는 김 후보에게 "남성 후보는 출마자격이 없다 했는데 명백한 차별발언이자 헌법 가치를 부정하는 발언"이라며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김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가 어떻게 해서 일어났는지를 알면 이런 식으로 사과를 요구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서울시장 관심 없다" 황당 발언에 윤석열 이름까지 등장
후보의 발언 또는 공약이 황당하거나 실천 가능성에 의문을 품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는 선거에 출마해 놓고도 "나는 서울시장에 그렇게 관심이 없다"는 궤변을 했다.
허 후보는 "여야의 썩은 정치에 경고장을 주기 위해서 서울시장에 출마했다"며 "젊고 참신한 이런 후보들이 서울시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 예산을 70% 삭감해서 18세 이상 국민에 150만원씩 배당금으로 돌려주겠다"고 하거나 "코로나19로 피해를 봤든 안 봤든 5000만원을 현금 배당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신지예 후보가 '월 150만원' 공약에 대해 "서울시 한해 예산인 47조원의 4배인 153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서울시 예산의 50조원의 70%를 절약하면 시민에게 배당금이 얼마나 돌아가는지 금액은 달라진다"고 답변을 회피하기도 했다.
배영규 신자유민주연합 후보는 "미군 용산기지터에 메디컬시티를 조성하고, 옥상에 드론 택시정류장을 만들어서 '테스트베드'로 세계에 제공하겠다"며 "서울시민의 재산이 수배로 늘어나 모두 부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에서 건강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이 6500만명이라며 "이들 중에 100만명을 용산으로 불러들이면 매년 10조원을 벌 수 있고, 노령연금을 300만원 지급할 수 있다"고 했다.
정동희 무소속 후보는 발언 때마다 본인의 저서명을 언급하거나 "제3지대 정치의 구심점이 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라며 윤 전 총장의 이름을 거론하기도 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자들. 윗줄 왼쪽부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 가운뎃줄 왼쪽부터 오태양 미래당 후보, 이수봉 민생당 후보, 배영규 신자유민주연합 후보, 김진아 여성의당 후보. 아랫줄 왼쪽부터 송명숙 진보당 후보, 정동희 무소속 후보, 이도엽 무소속 후보, 신지예 무소속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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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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