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은 김태년 원내대표(왼쪽)와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권이 비방전(네거티브 공세)에 나서는 데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막말 자제령’을 내렸다. 상대 후보 검증을 넘어선 거친 언사들이 오만으로 비쳐 정권심판 여론을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과 관련해선 거짓 해명 가능성이 짙다며 연일 오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은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과도하거나 혐오스러운 표현은 취지를 흐리고 국민들을 불편하게 만든다”며 “막말로 선거 분위기를 흐트리는 행동을 자제하고 품격있는 언어로 선거운동에 임해주길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도 “선거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합리적 문제제기나 정당한 비판은 정치집단으로서의 의무다. 그걸 네거티브로 규정하는 게 네거티브”라면서도 “다만 표현은 항상 절제되고 품격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선거전이 네거티브 양상으로 흐르면서 두 당은 막말에 가까운 공격을 주고 받고 있다.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은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 최근 유세에서 “4월7일 쓰레기를 잘 분리수거하자. 내곡동 땅을 뻔히 알면서 거짓말 하는 후보가 쓰레기 아니냐”고 오 후보를 ‘쓰레기’로 지칭한 뒤, 야당의 반발이 이어지자 당 지도부 차원에서 언행에 주의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땅의 위치와 존재를 몰랐다”던 오 후보가 2005년 내곡동 땅 측량 과정에 직접 입회했다는 추가 의혹을 거론하며 연일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현장에 간 사실이 없다던 오세훈 후보 쪽 해명은 거짓으로 밝혀지고 있다”며 “오 후보는 거짓 해명으로 기만하지 말고, 본인이 한 말에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위원장도 “야당의 서울·부산시장 후보가 모두 부동산 관련 의혹과 잇따른 거짓말 시비에 휘말려 있다”며 “온 국민이 부동산 때문에 실망하고 있는 이 마당에 시장이 되겠다는 분들이 해명되지 못하는 의혹을 받는 건 엄정하게 심판할 수밖에 없다”고 거들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오세훈 후보가 내곡동 땅 실측 현장에 있었느냐와 관련해 ‘현장에 분명히 있었다’는 공공기관 팀장의 증언이 나왔다. 현장에 있었다는 것이 속속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형국”이라며 “오 후보는 실측 현장에 갔는지 본인이 해명해야 한다. 해명이 없으면 사실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방송>(KBS)과 <교통방송>(TBS) 등에선 오 후보 쪽 땅의 경작인과 국토정보공사 측량팀장 등의 증언을 근거로 오 후보가 2005년 내곡동 땅의 측량 과정에 입회했으며, 땅의 존재조차 몰랐다는 주장은 거짓에 가깝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오 후보 쪽은 “당시 현장에 간 것은 자신의 처남”이라며 관련 보도를 한 <한국방송> 취재진 등을 고발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열세가 이어지고 있는 여론조사 추이와 달리 바닥 판세가 돌아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지층이 투표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결집하도록 메시지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시비에스>(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여론조사로는 박영선 후보가 밀리는 양상인데 실제로 현장 분위기는 대단히 달라지고 있다”며 “이미 바닥 판세들은 역전되기 시작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론조사와 상관 없이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민주당) 후보에 대한 호감도를 표현하는 것을 보면, 특히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 거짓말 해명에 대해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자체 분석에서 박영선,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건영 의원은 <와이티엔>(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자체 조사 결과, (박 후보가) 상당한 반등을 했다고 생각하고, 지지율 격차가 두 자리 숫자에서 한 자리 이내로 들어왔다고 생각한다”며 “오세훈 후보의 거짓말 논란이 상황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일화 과정에서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으니 지지율도 높게 나왔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거품이 어느 정도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esc 기사 보기▶4.7 보궐선거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