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황사경보에 미세먼지경보까지 내려진 29일 제주는 거리를 걷는 시민 대부분이 희뿌연 먼지 탓에 고개를 숙인 채 땅만 보고 걸음을 재촉했다.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겉옷의 깃을 한껏 세우거나 손으로 입을 가려 이중삼중으로 먼지를 차단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날 낮 12시를 기해 제주도 전역에 황사경보를 내렸다.
빌딩·집·바다 모두 삼켜버린 미세먼지 |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겉옷의 깃을 한껏 세우거나 손으로 입을 가려 이중삼중으로 먼지를 차단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날 낮 12시를 기해 제주도 전역에 황사경보를 내렸다.
제주에 황사경보가 내려지기는 2010년 11월 이후 10년 4개월 만이다.
황사경보는 황사로 시간당 미세먼지 농도가 800㎍/㎥를 넘는 상태가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짙은 모래 먼지에 벚꽃과 유채꽃이 곱게 피었던 거리 곳곳은 제 색을 잃었다.
제주 최고층 건물이자 서울 여의도 63빌딩 전체 면적의 1.8배에 달하는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는 시야에서 자취를 감췄다.
드림타워 내부에서 본 제주 시내는 거대한 먼지 이불을 덮은 듯했다.
29일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에서 내려다본 제주 시내 |
직장인 고모(35·제주시)씨는 "볼일이 있어 10분 정도 외출했을 뿐인데 눈이 따가워서 혼났다"며 "이렇게 심한 황사는 오랜만에 경험한다. 마스크 한 개만 써서 될 일인가 싶다"고 토로했다.
기상청은 지난 26일부터 몽골 고비사막과 중국 내몽골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에 유입되면서 이날 제주를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황사가 관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30일부터 황사의 농도가 점차 옅어지겠으나 한반도 주변 기압계에 따라 이후에도 약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아울러 이날 오후 1시를 기해 제주도 전역에 초미세먼지경보와 미세먼지경보도 발령됐다.
초미세먼지경보는 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150㎍/㎥ 이상인 상태가 2시간, 미세먼지경보는 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300㎍/㎥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지속할 때 내려진다.
공기 중에 초미세먼지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노인·어린이·호흡기질환자·심혈관질환자는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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