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 학대로 16개월만에 숨진 정인이 사건 첫 재판을 이틀 앞둔 1월 11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 담장 앞에 정인양의 추모와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는 근조화환이 설치돼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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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사건' 재판이 마지막 증인 신문을 남겨두고 있다. 다음달 7일 재판에 나올 마지막 증인은 정인이 사인을 재감정한 법의학자다. 마지막까지 살인 고의성 여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의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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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증인은 사망원인 재감정했던 '법의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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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다음달 7일 오후 살인 및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양모 장모씨와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양부 안모씨의 5차 공판을 연다.
5차 공판에서는 이 사건의 마지막 증인 신문이 진행된다. 마지막 증인은 이정빈 가천대 의과대학 법의학 석좌교수다. 그는 지난해 12월 검찰이 정인이 사건의 사망 원인 등 관련 재감정을 의뢰한 전문가 3명 중 1명이다. 이 교수는 장씨가 정인이의 배를 발로 밟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교수 등 법의학자 의견을 바탕으로 장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마지막 증인 신문에서도 '고의 살인'의 근거를 뒷받침하는 증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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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들 "모성애 없었다" 학대 정황 진술…양모는 "고의 살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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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온 증인 8명은 정인이가 다녔던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홀트아동복지회 소속 사회복지사, 장씨 부부의 이웃 주민과 지인, 장씨의 심리분석관, 부검의, 법의학자 등이다.
이들은 장씨의 학대와 방치, 폭행 정황을 증언했다. 모두 검찰 측이 요청한 증인이며 양부모 측은 증인을 신청하지 않았다.
어린이집 원장·교사 등은 "장씨는 모성애가 없었다"며 정인이 사망 직전에 발생한 학대 정황을 진술했다. 그들은 정인이 온 몸 곳곳에서 멍을 발견했고 사망 직전 정인이가 무기력한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또 장씨가 정인이에게는 무심하고 친딸에게는 잘해주는 모습을 봤다고도 했다.
앞선 재판에서는 검찰과 장씨 변호인 측이 살인 고의성 여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장씨가 정인이가 죽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도 발로 복부를 밟아 사망케했다는 입장이다.
정인이 양부모 측은 학대를 인정하면서도 고의 살인은 부인했다. 사망 직전 심폐소생술(CPR), 복부 가격, 등 뒤로 떨어뜨리게 한 행위는 했지만 배를 발로 밟은 적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4차 공판이 열린 지난 3월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시민들이 손팻말을 들고 양부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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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분석관과 부검의 등은 장씨의 고의 살인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했다. 심리생리검사(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진행했던 심리분석관 B씨는 장씨의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다며 발로 복부를 밟지 않았다고 부인한 것도 '거짓'이라고 판단했다.
법의학 전문의 유성호 서울대 교수는 "판단은 재판부에서 하겠지만 (양모가) 사망 가능성을 인지했을 것이라는 의학적인 소견을 내린다"고 했다. 정인이 시신을 부검한 C씨는 "(정인이의 복부가)충격을 가하고 수복하려는 과정을 반복한 뒤 마지막 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변호인 측은 증인들의 증언을 반박했다. 양부모 아랫집에 거주한 주민 D씨가 사망 직전 덤벨이 떨어지는 듯한 큰 소리가 4~5차례 났다고 하자 '발로 밟은 충격으로 난 소리가 아니냐'고 되물었다.
유 교수와 부검의 C씨가 사망 직전 정인이 복부를 발로 밟는 등의 충격이 있다고 한 증언에 대해서는 "심폐소생으로 췌장 절단이 가능하지 않느냐"고 대응했다. 정인이 췌장이 밟아서 끊어진 것이 아니라, 잘못된 CPR로 인해 끊어졌다는 취지다.
변호인 측은 관련 논문까지 인용하며 "CPR로 절단이 가능하다는 소견도 있다"고 주장했지만 증인들은 모두 "그럴 가능성은 적고 사례도 없다"고 했다.
다음달 7일 열리는 마지막 증인신문이 끝나면 같은달 14일 결심 공판이 열린다. 결심 공판에서는 검찰이 형량을 구형한다. 선고는 오는 5월 중 열릴 예정이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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