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폐업도 서러운데…자영업자 두 번 울리는 '등록면허세'

매년 초 부과되는 '시점과세'…지원책으로 적기

환급 등 개선 필요

28일 서울 중구 명동 한 상가에 신종 코로나바이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임대' 문구가 붙어 있다. 2021.2.2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김창남 기자 = #음식점 등을 운영하던 자영업자 A씨는 지난 1월 초 폐업을 했지만 올해 '등록면허세'를 고스란히 내야 했다.

금액을 떠나 폐업한 마당에 1년 치에 해당하는 금액을 내야 한다는 생각에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사정을 관할지역 구청에 하소연해 봤지만 '불합리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되돌아왔다.

최근 A씨처럼 1~2월에 폐업했지만 올해 '등록면허세'를 내야 하는 폐업한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등록면허세는 각종 허가, 인가, 등록, 지정 등 특정 영업설비 또는 행위에 대한 권리의 설정, 신고, 수리 등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식품접객업, 부동산 중개업, 병원·약국, 통신판매업, 화물자동차운송사업 등 면허를 보유한 개인이나 법인이 부과 대상이다.

등록면허세는 지역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서울은 면허의 종류·종별에 따라 6만7500원(1종)부터 1만8000원(5종)으로 구분해 차등 부과된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등록면허세의 경우 '시점과세'라 1월1일을 기준으로 매년 자동 갱신되다 보니 1~2월에 폐업한 자영업자들로부터 항의성 민원이 들어온다"고 밝혔다.

등록면허세는 '손톱 밑 가시'와 같은 불합리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세금과 달리 '조세 저항'이 적다는 이유에서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면서 등록면허세에 대한 불만 역시 커지고 있다.

또 다른 자치구 관계자는 "등록면허세는 앞으로 영업할 것을 가정으로 내는 세금이기 때문에 폐업한 자영업자 입장에선 불합리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대규모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재난지원금과 달리 이런 불합리한 제도의 경우 국회나 정부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에 '의지의 문제'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자치구 해당부서 관계자는 "1월 초·중순에 폐업한 자영업자 입장에선 해당 연도에 대한 세금을 다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불합리하다고 주장할 수밖에 없다"며 "법 개정을 밟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유지돼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한국지방세학회장)는 "'등록'이 사업을 전제로 해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행정 불편이 따르더라도 일정 기간을 재계산해 환급해 주는 대안이 필요하다"며 "특히 폐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을 지원한다는 차원에서도 이런 개선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kc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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