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文, 중증치매환자란 말도 못하나”…김종인 “주의줬다” 단속
박영선 “20대, 역사경험치 낮아”…논란 일자 “진의 왜곡·편집됐다”
김영춘 “부산은 3기 암환자 신세”…여야 막말, 재보선 변수 ‘주목’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도시재생사업현장을 둘러본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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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4·7 재보궐선거에 도전하는 여야 후보들 사이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곳곳에서 ‘막말’이 터져 나오고 있다.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는 당 지도부의 막말주의보도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서울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중증치매환자”라고 표현했던 과거 자신의 발언을 꺼내들어 비판을 받았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0대는 역사 경험치가 낮다”는 발언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부산에서는 김영춘 민주당 후보가 “부산은 3기 암환자 같은 신세”라고 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보궐선거가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후보자들이 쏟아낸 막말이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4·15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김대호·차명진 후보 등이 막말을 쏟아낸 끝에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참패를 면치 못했다.
오세훈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둘째날인 지난 26일 서울 강서구 증미역 출근유세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1년 전까지 ‘집값 아무 문제없다’, ‘전국적으로 안정돼있다’는 넋두리 같은 소리를 해서 제가 연설할 때 ‘중증치매환자’라고 했더니, (여당에서) 과한 표현을 썼다고 한다”며 “야당이 그 정도 말도 못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이 지난해 개천절 광화문 집회 당시 오 후보의 과거 발언을 ‘막말’이라고 비난하자 재반박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즉각 반발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막말 중독도 병”이라고 비판했고, 같은 당 박주민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오 후보의 발언은 대통령님에 대한 모욕을 넘어 질병과 장애인에 대한 시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당장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아마 갑작스럽게 흥분된 상태에서 그런 소리를 한 것 같은데 거기에 대해 주의를 줬다”고 입단속에 나섰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인근에서 대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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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후보의 경우 ‘20대 비하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박 후보는 전날 서대문구 북가좌초등학교에서 교통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자신에 대한 20대의 지지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20대는 과거 역사에 대해 30~50대보다 경험치가 낮지 않느냐”며 “지금 벌어지는 상황을 지금 시점에서만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박 후보는 JTBC 인터뷰에서 “어떤 20대가 제게 ‘국민의힘이 문재인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하는데 전두환 시대를 경험해보지 않아서 상황을 비교하기가 어렵다’고 말한 적이 있다는 상황을 전달하려는 것이었는데 (발언이) 왜곡 편집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유가 어떻든 간에 섭섭했다면 제가 좀 더 잘 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20대가 유권자 돼 오세훈을 가장 세게 밀고 있으니 20대가 철이 없다느니 역사경험치가 낮으니 그러고 있다. 더 혼나봐라”고 꼬집었다. 황규환 국민의힘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황당하고 어이없는 인식이자 이 땅의 청년들을 얕잡아보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 역시 27일 페이스북에서 박 후보를 향해 “설마 문재인 정권 출범 초기 열렬한 지지를 보냈던 20대 청년들이 이 정권과 민주당, 박 후보에게 등을 돌린 이유를 정말 모르는 건 아니시죠”라며 “이 정권 실정의 최대 피해자이자, 공정과 정의에 대한 감수성이 가장 높은 세대가 바로 20~30대 청년들이고, 그들의 분노와 배신감이 지지율로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26일 부산진구 부산도시철도 서면역에서 열린 '민주당 부산 도시철도망 비전 발표식' 및 선거유세에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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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는 부산을 3기 암환자에 비유한 김영춘 민주당 후보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
김 후보는 전날 부산에서 열린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우리 부산은 3기 암 환자 같은 신세”라며 “3기 암환자는 요즘 수술과 치료를 잘하면 충분히 살고 회복할 수 있다. 저는 감히 3기 암환자 신세인 부산을 살리는 유능한 의사라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태경 국민의힘 부산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경악스럽다. 김 후보의 망언은 부산 뿐만 아니라 암과 투병하는 환우들도 함께 모독하는 것”이라며 “당장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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