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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희생된 미얀마인들 추모한 미대사관…그 조화마저 치운 미얀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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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곤서 첫 사망자 발생 장소…"미대사관 추모 조화, 군경이 30분만에 치워"

연합뉴스


26일 오전 양곤 시내 한 고교 앞에서 조화를 놓고 군경에 의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이들. 양곤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그들의 용기와 헌신을 우리 모두가 기억하기를…"

연일 군경의 무차별 총격으로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고 있는 미얀마에서 26일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 사진 몇 장이 SNS에 올라왔다.

외국인과 현지인들로 보이는 5~6명이 양곤의 한 고등학교 교문 앞에 조화를 놓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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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이후 희생된 이들을 기리며…' 양곤주재 미 대사관이라고 적혀있다.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SNS에 올라온 조화 사진에는 한 가운데에 코팅된 A4 용지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A4 용지에는 '2월 1일 쿠데타 이후 희생된 이들을 기리며. 미얀마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그들의 용기와 헌신을 우리가 기억하기를'이라는 글귀와 함께 '양곤 주재 미국 대사관'이라는 문구도 같이 들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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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곤 시위 도중 군경의 총격에 맞은 니 니 아웅 뗏 나잉(23)이 바닥에 쓰러져있는 모습. 그는 이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2021.2.28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2021.03.01 송고]



이 문구로 볼 때 양군 주재 미 대사관 직원들로 보이는 이들이 조화를 놓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던 장소는 지난달 28일 양곤에서 시위 도중 군경의 총격으로 처음 사망자가 발생한 곳이다.

당시 인근 흘레단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던 니 니 아웅 뗏 나잉(23)은 군경이 쏜 총탄에 가슴을 맞고 이 학교 정문 앞에 쓰러졌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 의해 즉각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그가 사망하기 전날 페이스북에 "유엔이 행동에 나서기까지 얼마나 더 많은 시체가 필요한가"라는 해시태그(#)를 남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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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차량이 도착한 뒤 조화가 사라진 모습.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이날 SNS에 함께 올라온 사진들에는 경찰들이 탄 트럭 사진과 함께 메모가 담긴 조화는 물론, 그 옆에 붙여져 있던 군부 쿠데타 반대 현수막도 사라지고 없었다.

한 네티즌은 "주미얀마 미 대사관이 오전 8시 30분께에 니니를 기리기 위해 조화를 갖다뒀지만, 오전 9시에 군용트럭 5대가 오더니 그걸 치워버렸다"고 적었다.

네티즌들은 이 사진들을 리트윗하며 미국 대사관에는 칭찬을, 미얀마 군경에는 비판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미 대사관이여, 당신들과 당신들 정부가 미얀마 국민을 지지하고 한 편에 서주는 지속적인 노력을 해주는데 대해 정말 감사한다. 그런 행보는 우리에게 정말 많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고 적었다.

다른 네티즌은 "무장한 바보천치들은 사람들을 죽이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그들은 수치스럽게도 미 대사관이 희생된 이들을 기리며 놓아둔 조화마저 치워버렸다"고 적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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