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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애틀랜타 총격 사건

"亞혐오범죄를 멈춰라" 애틀랜타 한인타운 촛불집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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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포함 아시아인, 백인, 흑인 등

불교,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 교인들도

인종·종교 초월해 300여명 빗속 연대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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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비가 내리고 번개까지 치는 날씨에도 300여명이 우비를 입고 촛불을 든 채 미국 애틀랜타 한인타운의 중심지에 모였다. 전세계를 충격에 빠지게 만든 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아시아계 혐오 범죄를 규탄하기 위해서다. 한인을 비롯해 아시아인과 흑인, 백인 등 인종을 막론하고 자리에 모인 집회 참석자들은 "아시아인 혐오범죄를 멈추라"고 외쳤다.


20여개 한인 단체로 구성된 '애틀랜타 아시안 혐오범죄 중단 촉구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덜루스 귀넷플레이스몰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덜루스는 애틀랜타 한인타운의 중심지로 총격 피해 한인 4명 중 3명이 거주하던 곳이다.


이날 모임은 애틀랜타 한인들이 주도한 집회였지만 중국계와 베트남계 등 아시아인과 흑인과 백인들도 참석해 연대와 우정의 메시지를 전했다. 기독교와 천주교, 불교, 이슬람교 등 종교인들도 참석해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아시아계 이민자의 각성을 촉구했다.


김백규 비대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범죄 그 자체"라며 "우리도 세금을 내고 투표를 하는 미국인이다. 우리는 이방인이 아니며 우리의 권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계 샘 박 조지아주 하원의원은 지난주 애틀랜타를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하며 "조지아주 정치권은 아시아계에 대한 공격을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고 여러분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인타운을 지역구로 둔 백인 캐럴린 보르도 연방 하원의원은 "아시아계에 대한 공격은 저에 대한 공격과 다름없다"며 "혐오범죄 방지를 위해 정치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흑인 인권운동가 엘리자베스 오밀라미 호세아재단 이사장은 "마틴 루서 킹 목사는 인종차별에 용감히 맞서 싸우다 총격으로 숨졌다. 비극은 계속되고 있다"며 "흑인 커뮤니티는 한인, 아시아계의 아픔을 이해하고 함께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타리스 존슨 귀넷카운티 교육위원과 함께 참석한 한 흑인 일행은 연단에 올라 한국말로 직접 연대의 뜻을 전해 호응을 끌어냈다. 그는 "누구도 집 밖을 나섰을 때나 직장에 갈 때 두려움을 느껴서는 안 된다"며 "인종차별에 함께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애틀랜타 한인타운 한복판에서 모든 인종과 세대가 모이는 행사가 개최돼 더욱 뜻 깊다"며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애틀랜타를 비롯해 뉴욕, 피츠버그, 샌프란시스코, 휴스턴, 워싱턴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는 아시아인 혐오 중단을 촉구하는 거리 시위 물결이 확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시별로 최소 수백명, 전국에서 수천명 이상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한인 4명을 포함한 아시아계 여성 6명 등 총 8명의 피해자는 지난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에서 사망했다. 이들은 시내 스파 등에서 근무하다가 총격범 로버트 앨런 롱에 의해 살해됐다. 롱은 '성중독'을 원인이라고 주장했지만, 아시아계를 노린 특정 인종에 대한 혐오범죄라는 분석이 나온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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