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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사망자 300명 넘어…'미얀마군의 날' 긴장 속 연방군 창설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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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분노 '임계점' 관측에 외출 자제 권고도…기부사이트 연방군 창설 모금운동

반군, 미얀마군 요충지 점령…전투기술·폭발물 제조 등 반군부 군사훈련 제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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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주 타웅지에서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눈 군인. 2021.3.25
[SNS 캡처/AFP=연합뉴스]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오는 27일 '미얀마군의 날'을 앞두고 미얀마 전역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군경 총격에 사망한 시민들이 300명을 넘어서면서 민심의 분노가 '임계점'에 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군부와 반(反) 쿠데타 시위대간 '강 대 강' 충돌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민주진영은 국제 기부사이트까지 동원해 연방군 창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대 파트너로 거론되는 주요 반군도 군부 탄압을 피해 도피한 이들에게 군사 훈련을 제공하거나, 미얀마군 요충지를 점령하는 등 반(反)군부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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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에 숨진 7세 소녀 킨 묘 칫 장례식에 참석한 가족과 친지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사망자 300명 넘어…열흘 만에 120명 희생 속 7살 소녀도 숨져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전날 현재 사망자가 32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202명으로 200명을 넘어선 데 이어 열흘 만에 120명 가까운 희생자가 나왔다.

군경의 시신 유기와 행방불명자가 적지 않아 실제 사망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에는 10대 청소년들은 물론 7세 소녀까지 목숨을 잃는 사건이 이어지면서 민심의 분노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23일 만달레이에서 집안까지 쳐들어온 군경이 쏜 총에 아빠 무릎 위에 앉아있던 7세 소녀가 숨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미얀마는 물론 국제사회에 충격을 던졌다.

특히 군경이 범죄 은폐를 위해 시신 탈취까지 시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공분은 더 커졌다.

미 국무부도 전날 성명을 내고 "어린이들에 대한 이런 혐오스럽고 잔혹한 행위는 자국민을 공격하고 목숨을 완전히 경시하는 미얀마 군부 정권의 지독한 본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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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주 주도 타웅지에서 총을 든 경찰 모습. 2021.3.25
[SNS 캡처/AFP=연합뉴스]



◇ "대규모 시위시 강경 진압 우려, 외출 자제"…곳곳 군경 삼엄 경계

민심의 공분 속에 군부 최대 행사인 '미얀마군의 날'이 27일로 다가오자 긴장감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이날부터 미얀마는 나흘간 연휴다.

주미얀마 한국대사관은 전날 밤 공지문을 통해 "'미얀마군의 날'을 포함한 연휴 기간 전국적 가두시위 및 총궐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곤 등에서 대규모 시위가 재연될 경우 군부가 즉각 강경 진압에 나설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교민들의 신변 안전을 재차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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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열린 '미얀마군의 날' 행사
[EPA=연합뉴스]



대사관은 앞서 24일에는 한인회, 봉제협회, 상공회의소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었다.

대사관측은 교민들에게 26~27일에는 되도록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양곤 시내에서는 일부 대형 마트에서 식료품을 사려는 줄이 길게 이어지고, 군경이 삼엄한 경계를 서는 모습이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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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진영 임시정부격인 CRPH에 대한 기부를 요청하는 글
[웹사이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민주진영 "연방군 창설, 연방 연합에 필수"…국제기부사이트 동원해 모금 나서

군경의 무차별적인 살상 행위에 시민들의 희생이 커지면서 소수 민족 반군과 '연방연합'을 통한 연대를 추진 중인 민주진영은 연방군 창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임시정부 역할을 하는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가 임명한 진 마 아웅 외교장관 대행은 현지 매체 DVB와 인터뷰에서 "연방군은 연방연합에 있어 필수적"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각각의 소수민족 단체 및 조직들과 논의 및 협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CRPH는 지난해 총선에서 문민정부를 이끌던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이들이 구성한 단체다.

CRPH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르윈 코 랏 연방정부부(部) 장관 대행은 페이스북을 통해 연방군 창설을 위해 국민의 기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RPH에 따르면 이날까지 12일만에 약 1만2천명이 약 116만 달러(약 13억2천만원)를 기부했다.

CRPH는 국제적인 기부사이트인 고펀드미(GoFundMe)에서도 기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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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친독립군(KIA)이 훈련하는 모습. 2017.11.7
[EPA=연합뉴스]



◇ 반군, 미얀마군 전략 요충지 점령…도피 시민들에 군사훈련도 제공

민주진영이 함께 군부에 맞서자며 손을 내밀고 있는 소수민족 무장반군의 활동도 본격화하고 있다.

북부 카친주를 근거지로 하는 소수민족 반군인 카친독립군(KIA)은 전날 새벽 미얀마군이 주둔하던 바모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를 점령했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전했다.

KIA 관계자는 "'알로 힐'은 중국 국경과 가까운 곳으로 군사적 관점에서 봤을 때 전략상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은 라이자 인근의 KIA 전초기지에 대한 미얀마군의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KIA는 최근 미얀마군과 거칠게 충돌해왔다.

미치나에서 지난 11일 쿠데타 시위 도중 카친족 2명이 숨지자 KIA는 미얀마 군부대를 습격했다.

15일에는 KIA가 인잔장구(區) 귀타우 마을 인근 미얀마군 부대를 급습했고, 18일에는 군부의 돈줄인 옥(玉) 광산으로 잘 알려진 카친주 파칸 지역 경찰서에 포 공격을 가했다.

이라와디는 중북부 샨주에서도 미얀마군과 반군간 충돌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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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민족연합(KNU) 반군
[이라와디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가운데 국경 인근 소수민족 지배하에 있는 정글 지대에서는 군부 탄압을 피해 도망친 학생, 활동가, 일반인 등이 무장 투쟁을 위한 기초 교육을 받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들은 소총 장전과 수류탄 안전핀을 제거하는 방법 등 기초적인 전투 기술은 물론 화염병 제조법 등도 배운다고 신문은 전했다. 군부시설을 파괴할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양곤에서 왔다는 한 여성은 신문에 "군부를 생각도 없고 무기를 쥐면 잔혹해지는 들짐승으로 본다.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반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관영 매체는 남동부 몬주로 가서 소수민족 반군으로부터 '폭발물 제조 교육'을 받으려던 NLD 소속 인사 등 14명을 양곤 외곽에서 검거했다고 전날 보도했다.

카렌·몬주에서는 카렌족과 몬족 반군이 자치를 요구하며 미얀마군과 수 십년 동안 충돌해왔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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