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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최악의 참패 속...또 기성용이 그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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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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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여전히 기성용(FC서울)의 공백이 느껴지는 그런 한일전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 7시 20분 요코하마에 위치한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일본 대표팀에 0-3 완패를 당했다. 이로써 10년 만에 열린 한일 친선전은 무기력한 패배로 막을 내렸다.

전반전 벤투호는 어떤 축구를 하고 싶은지도 알 수 없는 그런 경기력이었다. 공을 앞으로 보내야 할 정우영(알사드)과 원두재(울산현대)는 일본의 전방 압박에 휘둘려 패스를 전달하지 못했다. 압박을 버티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나오는 롱패스는 정확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일본이 압박을 하지 않고 수비진을 갖추면 풀백에서 출발해 반대편 풀백으로 공이 연결되는 'U자 빌드업'만 나올 뿐이었다.

윙어로 나온 나상호(서울)와 이동준(울산)은 공격의 템포를 올려줘야 빛을 보는 선수들이다. 압박에 가로막혀 후방에서 볼이 살아서 나오지 않는 이상 공격진이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전방에 위치한 이강인(발렌시아)는 고립됐고, 남태희(알사드)도 마찬가지였다.

상대 압박에 고전하면서 공격을 이끌어나가지 못할 때 기성용의 시원한 롱패스 한방이 떠올랐다. 찰나의 순간에도 길고 정확한 패스를 보내줄 수 있는 기성용의 한 방은 순식간에 경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무기였기 때문이다. 그런 패스를 보내줄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상대편은 쉽사리 압박을 나설 수도 없다. 자칫 수비라인을 올렸다가 후방 공간이 한번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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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기성용은 이번 시즌 K리그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다. 수원FC와의 리그 2라운드 1-0 상황에서 기성용은 대지를 가르는 패스로 나상호의 추가골을 만들어줬다. 상대가 수비진을 구축하고 있어도 큰 의미가 없도록 만드는 한방이었다.

이번 한일전에서 일본이 압박을 나설 때 필요했던 게 이런 패스였다. 나상호와 이동준은 언제나 후방 공간을 활용해줄 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K리그에서 가장 활약상이 좋은 두 공격수는 제대로 된 슈팅 한번 기록하지 못한 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기성용의 공백은 단순히 빌드업 과정에서만 느껴진 게 아니다. 언제나 한일전에서 한국 선수들이 보여줬던 투지와 열정은 이번만큼은 한국의 약점이자 일본의 장점처럼 느껴졌다. 이른 시간에 실점하자 선수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경기장에서 리더 역할을 해주는 선수는 없었다. 분명 주장으로 나선 김영권과 베테랑인 정우영이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을 이끌었겠지만 팀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사실 리더의 공백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소집할 수 없었던 손흥민의 부재가 가장 뼈아팠다. 그러나 손흥민이 이번 A매치처럼 뛸 수 없을 때 그 공백을 채워줄 선수는 분명히 필요하다. 아직까지 벤투호는 그 역할을 대신해줄 선수를 찾지 못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물론 기성용은 대표팀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수원삼성과의 6라운드 경기가 끝난 뒤 기성용은 "대표팀에는 미드필드에는 이미 좋은 선수들이 많다. 대표팀 하면서 있었던 후배들이 이제 경험도 많고 전북, 울산 등 K리그 내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 굳이 내가 대표팀에 갈 필요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고 답하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최악의 참사 앞에 또다시 기성용이 그리워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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