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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조선구마사' 역사 왜곡 논란

[퇴근길뉴스] 한국사 1급 딴 기자가 말하는 '조선구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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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우빈/이승현/박창기 기자]


24일 텐아시아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퇴근길뉴스'가 공개됐다. '퇴근길뉴스'는 그날의 가장 핫한 이슈를 짚어보는 뉴스로, 평일 저녁 6시 'TV텐'에서 공개된다. 오늘의 이슈는 역사 왜곡으로 국민을 분노에 빠트린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다.

감우성, 장동윤, 박성훈 주연의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으로 대중의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태종과 세종 등 조선의 왕조를 모욕하는 장면에 이어 고려 충신으로 존경받는 최영에 대한 비하까지,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가질 수 있게 하는 역사와 위인만 골라서 폄훼하는 박계옥과 '조선구마사' 제작사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3월 23일 첫 방송된 '조선구마사'는 판타지 퓨전 사극이라고 작품을 소개해놓고 실존 시대와 실존 인물을 한두 가지로 정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부분을 왜곡해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1회부터 뜯어보겠습니다. 태종이 환영을 보고 백성들을 학살하거나, 충녕대군이 서양인 사제와 통역사에게 반말을 듣거나 병풍처럼 서 있는 모습으로 조선의 왕을 모욕하는 연출을 했고요. 기생집은 중국풍 인테리어로 꾸며놓은 뒤 술상에는 중국 전통음식 월병과 피단(삭힌 오리알)을 올려뒀습니다. 가득 쌓아놓은 양갈비 뼈가 화룡점정이었죠. 우리나라의 상은 정갈함이 첫 번째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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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구마사'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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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상'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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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청자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조선시대가 배경이지만 등장하는 남자 배우들 모두 '갓'을 쓰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포스터에서 조차 '갓'을 찾아볼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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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구마사'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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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나무' 포스터



대사는 더 심각합니다. 충녕대군은 호위무사에게 "6대조인 목조(이성계 고조부)께서도 기생 때문에 삼척으로 야반도주 하셨던 분이셨다. 그 피가 어디 가겠느냐"라고 말합니다. 왕과 왕비의 아들이 호위무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서 있는 것도 말도 안되는데, 왕자가 자신의 핏줄을 '셀프 디스'하는 대사를 하게 했네요.

이 부분이 소름이 돋는 건 시나리오를 쓴 박계옥이 조선의 역사를 너무나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태조 이성계는 알아도 이성계의 아버지, 할아버지 등 조상은 모르죠. 목조는 세종의 고조부로 세종이 한글을 창제한 후 처음 쓴 악장 '용비어천가'에도 등장합니다. '용비어천가'는 선조인 목조에서 태종에 이르는 여섯 대의 행적을 노래한 서사시입니다. 박계옥은 이 대사 한줄로 이 씨 왕조를 '기생과 놀아난 핏줄'로 만들어버렸네요.

대사로 위인을 모욕하는 건 2회에서도 등장합니다. 농악무를 추는 놀이패들의 대사인데요., 한 놀이패가 "그 목사가 충신 최영 장군의 먼 일가 친척이라는 말도 있던디...그랴도 되겄습니까?"라고 묻자 잉춘(민진웅 분)은 "충신? 하이고, 충신이 다 얼어 죽어 자빠졌다니?"라고 말합니다.

홍건적의 난을 진압하고 왜구에게서 백성을 지켜내 나라의 존경을 받았던 장군 최영의 업적을 왜곡해버리는 대사입니다. 너무 넘겨짚는 것 같다고요? 아닙니다. 박계옥은 정말 교묘하게 역사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그는 전작인 tvN '철인왕후'에서도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로 표현하고 종묘제례악 비하했습니다. 그래서 대중은 일부러 조선 왕조를 비하하고 왜곡하려는 악의적인 의도가 느껴진다고 입을 모읍니다.

제작사는 '조선구마사'가 100% 국내 자본으로 이뤄진 드라마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조선구마사' 제작사에 YG스튜디오플렉스가 있네요. YG에는 중국 기업인 텐센트가 막대한 자본을 투자했습니다. 정말 100% 순수 국내 자본 드라마인가요?

조금 더 조사해보니 중국의 텐센트가 자산 인수한 말레이시아 스트리밍 사이트 아이플릭스는 '조선구마사'를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북한) 건국의 역사적 사실을 바탕을 그린 이야기라고 소개합니다. 앞서 '조선구마사'는 방영 이전 '조선이 바티칸의 도움으로 건국했다'는 기획의도가 알려지면서 역사 왜곡 지적이 잇따르자, "문제가 될만한 내용들은 수정했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수정됐다고 밝힌 부분이 명백하게 '조선구마사' 작품 소개에 등장하고 있네요. 그것도 북한을 상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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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플릭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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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텐아시아 확인 결과 '조선구마사'는 막바지 촬영을 진행 중이고, 지금까지 나온 대본에는 악령과의 거래를 통해 조선을 건국했다는 설정이 등장합니다. 또한 훗날 세종이 되는 충녕대군이 바티칸 구마 사제의 구마 의식을 보고 배우며 구마사가 된다는 설정까지 있습니다.

이는 중국의 동북공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요, 중국은 조선이 고려의 전통을 계승한 것을 부정하고 북한을 중국의 소수민족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려는 작업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출발이 되는 조선을 비하하고 나아가 고려까지 흔들기 위한 속셈이라는 것이죠. 드라마에서 쓰인 소품이나 대사의 단면만 보면 그냥 역사 왜곡의 일부지만 더 깊게 보면 동북공정에서 우기고 있는 내용들을 뒷받침하려는 '치밀한 속임수'라는 것이 대중의 의견입니다.

방송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에 '방영 중지'를 요청하는 글이 게재됐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이틀 만에 2000건에 달하는 민원이 접수됐습니다. 또 SBS를 지상파에서 빼라는 청원도 등장했죠. 뿐만 아니라 제작지원, 광고에 참여한 기업들의 리스트가 돌면서 '불매' 움직임까지 나오면서 방송 앞뒤로 붙는 20여 건의 광고주와 엔딩 배너 광고에 참여한 3개의 제작지원사가 '손절'을 선언했죠.

특히 장소 제공, 협찬 계약을 맺었던 나주시, 문경시에서도 더이상 촬영 장소를 제공하지 않고, 엔딩에서도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하는 등 '조선구마사'와 거리두기가 확산됐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반중정서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왜곡에 대한 분노를 반중정서로 몰아가는 건 논점 흐리기죠. '조선구마사'의 논란은 한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파면 팔수록 역사 왜곡과 동북공정에 대한 증거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에 대중이 행동하고 있는 것이죠.

일단 '조선구마사'는 한 주 결방하고 재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안하지만 역사 왜곡은 중대한 사안이고 제작진과 배우가 나서서 사과하고 수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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