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24일(현지 시간)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1.18달러에 거래되며 전일 대비 5.92% 급등했다. 앞서 23일(현지 시간)에는 전일 대비 6.17% 급락하며 이틀 연속 급변세를 보였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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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이틀 연속 6% 넘나드는 등락 보여
[더팩트|이재빈 기자] 국제유가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 모임(OPEC+)의 깜짝 산유량 동결이 촉발한 유가 급변은 유럽의 코로나19 재확산과 미·러 갈등, 수에즈운하 차단 등 사건사고를 거치면서 계속되고 있다. 또 내달 1일(현지 시간)에는 OPEC+ 회의가 예정돼 있어 유가의 영향을 받는 정유사들의 불확실성은 확대될 전망이다.
25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24일(현지 시간)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1.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57.76) 대비 3.42달러, 5.92% 급등한 셈이다.
이날 유가 급등의 배경에는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운하가 있다.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에버기븐'이 수에즈운하의 길목인 그레이트비터호 남쪽에 좌초하면서 각종 물류를 운송하는 바닷길에 정체가 발생했다. 해상 물류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공급 부족 우려로 인해 이날 유가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급등에도 국제유가는 최근 1개월 대비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는 앞서 두 차례 유가 급락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WTI는 배럴당 57.76달러를 기록하며 전일 대비 3.80달러, 6.17% 급락했다. WTI가 50달러 선으로 추락한 것은 지난 2일(배럴당 59.75달러) 이후 3주만이다.
23일 유가 급락의 배경에는 유럽의 코로나19 재확산이 자리한다. 24일 기준 유럽 주요국의 코로나19 추가 확진자 수는 △영국 5380명 △프랑스 1만4689명 △이탈리아 2만9435명 △독일 2만969명 △스웨덴 1만4063명 등이다. 유럽 각국은 코로나19가 재확산함에 따라 봉쇄조치를 단행하는 중이다. 독일은 내달 18일까지 봉쇄조치를 연장했고 프랑스는 파리를 포함하는 일드프랑스 광역주 전부와 북부 릴을 중심도시로 삼는 오드프랑스 광역주 일부 등 총 16개 주에 4주간 이동제한조치를 도입했다.
지난 18일에는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고조되며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이날 WTI는 전일 대비 4.57달러(-7.07%) 급락한 60.06달러를 기록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살인자로 지칭하고 제재를 이어가자 러시아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증산을 단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유가의 향방은 내달 1일 개최 예정인 OPEC+ 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4일 OPEC+ 회의에서는 산유국들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산유량 동결을 단행했다. 덕분에 국제유가는 배럴당 2.55달러(4.20%) 폭등한 63.83달러를 기록했고 다음날인 5일에도 2.26달러(3.54%) 상승하며 2년래 최고치인 66.09달러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해 산유국들이 다시 산유량 동결을 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도 제기되고 있지만 미·러 갈등으로 인해 러시아가 산유량 조절에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제시된다.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도 국제유가 변동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1분기 들어 유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반사이익을 보고 있던 정유업계 입장에서는 유가의 급변이 썩 달갑지는 않은 상황이다. 특히 에쓰오일의 경우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을 등에 업고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고 있던 터라 이같은 국제정세가 야속할 수밖에 없다.
개선세를 보이던 정제마진의 하락도 근심거리다. 2월 4주차 들어 2.8달러로 회복됐던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3월 1주 2.3달러, 3월 2주 1.7달러를 기록하며 다시 주저앉았다. 3월 3주차 정제마진은 전주와 같은 1.7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 4~5달러가 정유사의 손익분기점임을 감안하면 정제마진의 후퇴 역시 정유사 입장에서는 뼈아픈 상황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다음주 OPEC+ 회의에서 사우디가 그간 시행해 온 자발적 감산량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러시아가 생산량 조절에 합의하지 않는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수에즈 운하 사고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이 단기적으로 유가를 높일 수는 잇겠지만 원유 수요 회복 기대감이 약화된 만큼 국제유가는 60달러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fueg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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