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마일리아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24일(현지시간) 파나마 선적의 길이 400m 초대형 컨테이너선 'MV 에버 기븐호'가 이집트 이스마일리아에 있는 수에즈 운하에서 대각선으로 좌초해 통행을 완전히 가로막고 있다. (C)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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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컨테이너선 좌초로 세계 물류의 핵심 항로인 수에즈 운하가 막히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증권업계는 이번 사태가 길어진다면 유가뿐만 아니라 컨테이너선 및 항공화물 운임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24일(현지시간) NYMEX(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5월 인도분 종가는 배럴당 3.10달러(5.37%) 오른 60.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수에즈 운하가 막히면서 해상 석유 운송에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7시 40분쯤 대만 선사 에버그린의 초대형 컨테이서 화물선이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하면서 길목을 완전히 막는 사고가 발생했다.
에버그린호는 2만2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메가 컨테이너선으로, 길이는 400m, 넓이는 60m에 달한다. 외신 등에 따르면 에버그린호 인양은 빨라도 오는 28~29일에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에 유럽으로 직접 통하는 가장 가까운 항로로, 전체 해상물동량의 10% 내외가 이동한다. 코로나19로 글로벌 해운업이 멈춰선 지난해에도 한 해 동안 1만9000대의 선박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했다.
하루 평균 51척의 선박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데, 이번 사고로 이미 100척 수준의 선박들이 운하 안팎에서 대기 정박 중인 상황이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다른 루트를 이용하게 되면 최소 15일 이상이 추가로 소요되기 때문에 비용적인 부담이 커 대부분 선박은 항로 변경 없이 대기할 것"이라며 "병목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수에즈 운하를 통해 중동에서 유럽에 공급되던 원유는 하루 60만 배럴 가량의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상하이항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경우 총 항해거리는 1만525마일이다. 그러나 남아프리카를 우회해서 지나갈 경우 총 항해거리는 1만7246마일로, 수에즈 운하 항해거리 대비 64% 길다.
하지만 사태가 길어진다면 우회 경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 초대형선들은 남아프리카 희망봉 경유 노선을 이용하고, 시급한 경량 화물은 항공화물로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증권업계는 사태 장기화 시 항공화물 및 컨테이너선 운임의 단기 상승이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정체 중이거나 하락세인 컨테이너선 운임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특히 수에즈 운하가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노선의 주요 항로이기 때문에 상해-유럽 노선 운임의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주 지역의 경우 지속적인 화물량 증가로 운임이 견조한 반면, 유럽지역의 1~2월 컨테이너 수입량은 감소하면서 비수기 영향을 보이던 상황"이라며 "(이번 사태는) 유럽운임의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엄 연구원은 "유럽 지역 에너지 수급 불균형으로 유가와 연료비가 급격하게 상승하나 공급을 타이트하게 만들어 컨테이너·탱커·가스선 운임을 모두 강세로 이끌 것"이라며 "대체 운송수단 중 가장 운송속도가 빠른 항공운송업계도 화물산업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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