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누적되지만 어쩔 수 없다, 기다리는 수밖에"
지난 2일 김태윤 스터디카페&독서실운영자연합 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손실보상 관련 정세균 국무총리 면담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2021.3.2/뉴스1 © News1 김도엽 기자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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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그동안 해온 활동을 모두 내려놓은 상태입니다. 말그대로 숨죽이고 있어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랄까요. 손실은 누적되지만 어쩔 수 있나요, 기다리는 수밖에."
이현영 대한볼링장경영자협회 부회장은 25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부회장이 속한 대한볼링장경영자협회를 포함해 자영업자·소상공인 12개 단체는 지난 2월23일부터 3주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손실보상과 관련, 릴레이 1인 피켓시위에 나섰으나, 시민들로부터 이렇다 할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조용히 마감했다.
당시 릴레이 시위에 나선 곳은 당구장협회, 피트니스경영자협회, 스터디카페&독서실운영자연합, 코인노래연습장협회 등 12개 단체였다.
이들이 시위에 나선 1차 목표는 정세균 국무총리, 홍남기 기획재정부장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와의 면담 성사였으나, 궁극적으로는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에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며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자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들은 3주가 지나도록 총리·장관·당대표로부터 서면답변은 물론이고 관계부처로부터 연락조차 받지 못했다. 이달초 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지금껏 누적된 코로나 피로감 이유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진행해 온 시위, 기자회견 등 대외활동도 이달 초를 기점으로 뚝 끊겼다. 나설 상황이 여의치 않은 자영업자·소상공인들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옅어져 갔다.
이 부회장은 "릴레이 1인시위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영업 제한받는 자영업자들에 대한 언급은 물론 언론 보도 또한 최근 몇 주 사이 전무하며 관심도 없다"며 "LH 사태뿐만 아니라 서울시장 선거국면에 돌입해 관심이 더 분산됐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가 정부청사나 국무총리 공관에 간다고 한들, 아무런 파급효과가 없다. 말 그대로 정체된 상태다"라고 말했다.
박지호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사무국장은 "소수의 사회적 약자들이 몰린 단체다 보니 모래알과 같다. 뭉칠 힘이 없으니 법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보상이 미미하다"며 "최근 LH 사태와 같은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묻혀서 후순위로도 몰리는 느낌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김태윤 스터디카페&독서실운영자연합 대표는 "(대외활동을) 이 시점에 해봤자 힘도 없다"라며 "그냥 숨죽이고 있는 상태다. LH·선거국면이 끝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요구는 업종에 따라 각양각색이지만, 공통된 요구는 단 한 가지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최소한의 생계만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조지현 전국공간대여협회 회장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정부와 방역당국이 업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회의가 많았으나 지금은 뚝 끊긴 상태다"라며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아예 없다 보니 답답한 심정이다.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살아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적어도 정부가 알려고 하는 노력이라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수도권 스터디카페에서 확진자가 단 4명 나왔다. 실질적으로 스터디카페가 방역에 피해를 준 게 미미한데, 방역당국은 이를 명확히 꿰뚫어 보지 않는다"라며 "현장을 직접 보고 데이터에 기반해 적절한 규제 완화만을 바랄 뿐"이라고 호소했다.
정부와 방역당국에 대한 따끔한 지적도 이어졌다.
박 사무국장은 "각 지자체가 지원해주겠다는 것도 적재적소에 나오는 것이 아닌, 서울시장 선거가 임박하니 나온다"라며 "민생 문제를 당리당략에 이용하다 보니 답답하고 한심하고 속보인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꼬집었다.
이 부회장은 "방역당국이 실질적으로 어떤 방역을 하고 있는지 1년이 넘도록 의문이다"라며 "직접 현장점검을 나와 방역에 필요한 물품이 무엇이고, 어떤 점이 미흡한지를 파악해 매뉴얼을 만들거나 업계와 머리를 맞대거나 하는 고민이 전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자영업자들은 '살기 위해' 방역수칙에 필요한 장비를 자발적으로 사고, 설치하고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한다"며 "하지만 정부는 지키라는 말만 할 뿐, 지키기 위해 지원하는 노력은 하나도 없다"라고 비판했다.
조 회장은 "이번주 금요일 거리두기 단계가 또 유지되면 집합금지제한 업종들은 또 말없이 2주 연장해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이번에는 더는 버틸 수 없다는 회원들로부터 심한 말들도 나온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공간대여업은 신종업종이다보니 1월18일 시행된 3차 재난지원금을 못받은 분들도 태반이다. 작년에 개업한 분들이 많아 자체 조사 결과 약 38%가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적어도 월세라도 낼 수 있게 버팀목자금이라도 신속하게 내줘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11개 중소상인·실내 체육시설 관계자들이 지난 2월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릴레이 1인 시위 피켓팅 돌입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손실 보상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2.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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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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