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급락분 거의 만회…유럽 재봉쇄 속 “수에즈 사고 영향 오래 안갈듯”
국제금값, 美금리 하락·유럽 봉쇄책에 0.5%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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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국제 유가가 주요 원유 수송 경로 중 하나인 수에즈 운하에서 발생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좌초 사고로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42달러(5.9%) 급등한 61.1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하락분(-3.80달러)을 하루 만에 거의 만회해 배럴당 60달러선에 복귀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5.5%(3.37달러) 급등한 64.1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원유시장은 수에즈 운하에서의 사고 여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등을 주시하는 분위기였다.
선박 사고로 인해 수에즈 운하의 운항이 중단된 점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에버 기븐(Ever Given)’이라는 이름의 파나마 선적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됐다. 이로 인해 운하에서의 선박 운항이 중단된 상황이다.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핵심 수송로다. 전 세계 교역량의 약 12%가 이 운하를 통과한다. 해상 원유의 경우도 10%가량이 이 운하를 통해 운반된다고 마켓워치는 설명했다. BD스위스의 투자연구 책임자인 마셜 기틀러는 “국제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10%가 수에즈운하를 통과한다”면서도 “이번 영향은 그다지 지속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 원유의 공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의 재유행 우려가 급부상한 유럽의 경제 지표가 나쁘지 않았던 점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정보제공업체 IHS마킷이 발표한 유로존의 3월 제조업 PMI 예비치는 62.4로 시장 예상치 57.6을 훌쩍 웃돌았다. 지난 2월의 57.9보다 높아졌다. 3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48.8로, 시장 예상치 46.0을 상회했다. 2월에는 45.7을 나타냈다.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이 봉쇄 조치를 다시 강화하는 만큼 경제 회복 차질에 대한 우려는 상존하는 상황이다.
다만 독일의 경우 부활절 기간인 4월 1~5일 사이 모든 업종이 문을 닫는 전면적 봉쇄 계획은 취소했다. 임시 공휴일 지정 등과 관련한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증가 흐름을 이어간 점은 유가의 상단을 제어했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 재고가 약 191만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원유 재고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0만배럴 감소와 달리 증가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수에즈 운하 사고에 따른 유가 상승 압력이 길게 유지되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WTRG 이코노믹스의 제임스 윌리엄스 에너지 담당 연구원은 “글로벌 원유 재고가 충분한 상황에서 며칠간의 운송 지연은 시장에 핵심적인 요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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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값은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가들 봉쇄 소식에 0.5%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8.10달러(0.5%) 상승한 1733.20달러에 마감했다.
현재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1.633%에서 움직이며 1주일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이자가 없는 금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유럽 지역의 봉쇄 소식도 유럽 증시를 끌어내리며 안전자산인 금 수요를 높였다.
다만 달러 강세는 금값 상승폭을 제한했다.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 주는 ICE 달러지수는 0.19% 오른 92.52에 거래되고 있다.
CMC마켓의 마이클 휴슨 수석 시장 전략가는 “금이 강세를 나타낸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미국의 국채 금리 하락이 계속된다면 금값은 다시 상승해 1760달러대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휴슨 전략가는 “달러가 계속해서 강세를 나타낸다면 금값 상승에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투자자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의 의회 증언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미 정부가 세금 인상 정책을 펼친다면 금에는 호재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HSBC의 제임스 스틸 수석 시장 전략가는 “개인이든 법인이든 더 높은 세금은 금의 수요를 높이곤 한다”고 분석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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