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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미얀마 군경 막가파식 총질에 14·15세 아이들도 잇따라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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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위에 '캐릭터 티셔츠'…SNS엔 "아직 앤데" 안타까움 넘쳐나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군경의 막가파식 총질에 14, 15세에 불과한 어린이들까지 꽃다운 목숨을 잇달아 잃고 있어 안타까움과 함께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3일 현지 언론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는 전날 군경의 총격으로 최소한 8명이 숨졌다.

이 가운데에는 14살 소년도 포함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전날 오전 300명가량의 중무장한 군인들이 십여 대 이상의 트럭에 탄 채 먀이난다 주택가 인근에 나타났다.

바리케이드를 치우기 위해 불도저 2대를 앞세운 이들은 이후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이 과정에서 1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의 시민들이 얼굴과 머리 등에 총을 맞고 숨졌다.

14살에 불과한 툰 툰 아웅도 가슴에 총을 맞고 목숨을 잃었다.

SNS에는 툰 툰 아웅이 당시 집 문을 잠그던 중이었다는 이야기도 올라왔다. 시위대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이 소식을 전하고 공유한 트위터에는 "겨우 14살 어린애인데…."라며 안타까움을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연합뉴스

14살 툰 툰 아웅의 관 위에 올려진 캐릭터 티셔츠.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날 열린 장례식 사진에는 그가 평소 즐겨 입었던 것으로 보이는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가 관 위에 올려져 있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더 아프게 했다.

앞서 20일에는 만달레이에서 밤에도 군경이 총기를 난사하면서 최소 6명이 숨졌는데, 이 중에는 15세 소년 조 묘 텟 도 포함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찻집에서 일하던 조 묘 텟은 당시 총소리가 들리자 무슨 일인가 알아보려 밖으로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이 어머니는 매체에 "아들이 무슨 잘못을 했느냐. 시위에 참여한 것도 아니었다"면서 "내 아들이 이렇게 끔찍한 죽임을 당한 것처럼, 군부 독재자들도 끝장나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최대 도시 양곤에서도 15세 고교생 아웅 카웅 텟이 군경의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주민들은 아웅 카웅 텟을 포함해 시위대가 오후 3시께 흩어지는 상황에서 군경이 체포 작전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아웅 카웅 텟은 얼굴에 총을 맞았고, 이후 주변 사람들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실려 갔지만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다.

이웃들은 아웅 카웅 텟을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거의 모든 반(反) 쿠데타 거리 시위에 참여했던 매우 활동적인 소년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전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전날 현재 261명이 군경의 총격 등 폭력에 의해 숨진 것으로 집계됐지만, 군경의 시신 유기 등을 고려하면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군사정권 대변인인 조 민 툰 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위대 164명이 진압 과정에서 숨진 것은 슬픈 일이며 유감"이라면서도 "시위대가 기물을 파괴하고 불안을 부채질했다"며 시위대에 책임을 돌렸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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