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단일화 땐 김종인 체제 타격 …尹 포함된 3지대 파이 커져
내곡동 건드린 安에 吳 "도리 아냐"…경쟁과정 신경전 계속
단일화 후 필요자산서도 큰 차이…유기적 선거 결합여부 관심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구채은 기자, 금보령 기자]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가 22일 시작된 가운데, 본선에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성공적으로 선거 공조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단일화 과정에서 양측 간 감정 상처가 상당한 데다 내년 대선을 앞둔 정계 개편 주도권 다툼도 불가피해 화학적 결합이 제대로 될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내곡동 아킬레스건 건드린 安= 22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각각 기자회견 등을 통해 "단일화 이후 최선을 다해 단일후보의 당선을 돕겠다"고 밝히고, 이날 저녁 회동도 약속했다. 하지만 양 후보 간 신경전이 여전하다는 정황도 함께 노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회의를 마친 후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에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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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문은 안 후보가 열었다. 안 후보는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 중 오 후보의 내곡동 투기 의혹을 거론하며 "(오 후보로 단일화되는 경우) 새로운 사실이 더 밝혀지고 당시 일을 증언하는 사람이 나온다면, 야권 후보가 사퇴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를 수도 있다"는 발언을 내놨다. 그러면서 자신이 ‘무결점 후보’라며 "여러가지 일로 발목 잡히지 않을 후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려다 단일화 파트너의 ‘급소’를 친 꼴이 된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에선 즉각 "발언이 지나치다"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단일화 방식 합의 하루 만에 두 후보 중 한 명을 뽑는 여론조사 첫 날부터 갈등의 불씨가 번진 것이다. 안 후보의 발언을 접한 오 후보는 페이스북에 "단일화를 앞두고 도리도 아니며, 지지세 결집에 도움도 되지 않는다. 자제를 부탁한다"고 했다.
한편 안 후보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보수 지지기반을 다지는 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오전 11시와 낮 12시에 각각 극우성향 유튜브 채널 ‘이봉규TV’와 ‘조갑제TV’에 연달아 출연해 보수층 표심잡기에 나섰다.
◆단일화 전부터 ‘야권 판도’ 주도권 경쟁 국면= 두 후보의 신경전은 이번 단일화가 서울시장을 넘어 내년 대선 국면을 앞둔 야권판도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상황 판단과 연결된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도 "국민의힘이 단일화 국면에서 안 후보에게 지면 당 해체 얘기까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후보는 이미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무게를 두기는 했지만 야권 단일후보 선출과 선거 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통합, 범야권 대통합 등 3단계 통합론을 제시하며 정계 개편을 예고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범야권 단일화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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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역시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야권 재편과도 연관이 있다"며 "국민의힘이 굳건하게 갈 수 있을지는 미래의 영역으로 예측만 할 뿐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전날 오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누가 돼도 상관없다’는 생각은 버리자"며 "당의 명운이 걸린 선거"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단일화 이후 선거운동 운동 자체에 대한 우려도 크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거론하며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오만함,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숙제라고 느꼈다"며 "이런 부분들은 저희가 해결해야 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부의 변화 요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함께 해결해야 하는 숙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실적으로 야권 공동 선거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근식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안 후보가 될 경우 정당사무소도 할 수 없고 어깨띠도 할 수 없으며 개인적으로 찬조 연설밖에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눈에 보이지 않은 화학적 결합은 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조직 문제를 거론하며 "오 후보는 안 후보가 돕지 않아도 선거를 치를 수 있지만, 안 후보는 국민의힘이 돕지 않으면 이기기 힘들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양측간의 필요·충족 관계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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