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철수…"맹목적 미국 지지" 비난

CBS노컷뉴스 김형준 기자

쿠알라룸푸르의 북한 대사관을 떠나는 북한 외교진. 연합뉴스

말레이시아로부터 떠나라는 명령을 받은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대사관에서 모두 철수했다. 이는 지난 19일 북한 외무성의 '단교' 성명에 따른 조치다.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21일 오전 11시(현지시간)쯤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을 태운 대형 버스가 쿠알라룸푸르 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김유성 대사대리는 버스에 타기 전 발표한 성명에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번 사태가 가져올 결과물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미국의 극악무도한 정책으로 만들어진 반북 음모의 산물"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말레이시아 당국은 맹목적으로 미국을 지지했다"며 "말레이시아가 무고한 우리 국민을 미국에 인도함에 따라 양국관계의 근간을 송두리째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현지 매체들은 북한 외교관과 직원, 가족 등 북한인 모두 33명이 이날 말레이시아를 떠날 것이라고 전했다.

말레이시아와 북한은 1973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뒤 우호 관계를 유지했지만, 2017년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벌어진 김정남 암살 사건 뒤로 대사를 맞추방하는 등 양국 관계는 급속히 악화됐다.

이어 얼마 전 말레이시아 당국이 쿠알라룸푸르에 살던 북한인 사업가 문철명을 미 연방수사국의 요청에 따라 자금세탁·유엔 제재 위반 등 혐의로 미국에 인도하자, 지난 19일 북한이 외무성 성명을 통해 외교관계 단절을 전격 선언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맞대응해 북한 외교직원과 가족들에게 48시간 이내 떠나라고 명령하는 한편, "2017년부터 이미 운영이 중단된 주평양 말레이시아 대사관의 문을 닫는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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