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예결위서 “토공·주공 분리 안해, 비대화 고쳐야”
공시가 급등에 조정 요구…“입법화 없이 인위적으로 못해”
홍남기 “4차 지원금, 주어진 여건서 최선…재정 관리 필요”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안 논의 과정에서 농어민과 여행업체 등 지원 대상을 넓혀달라는 요구가 쏟아지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랏빚 부담이 커지면서 증세론이 제기됐지만 정부는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정세균(오른쪽)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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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총리 “LH 권한·비능률·부작용, 개혁·혁신해야”
정세균 국무총리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LH 개혁 방안을 묻는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LH의 택지개발과 주택건설 기능을 분리하는 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두 기능의 일체화를 허물 생각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필요 시 LH 기능 분리는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정 총리는 “(조직을 어떻게 슬림화할지에 대한)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LH의 너무 과도한 권한과 비대화로 인한 비능률, 부작용이 나오면 개혁이나 혁신을 통해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LH의 기능을 조정하면서도 3기 신도시 등 주택 공급 방안은 차질 없이 추진할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LH 사태로 뜻하지 않게 부동산 공급 자체가 타격을 받고 있지만 3기 신도시는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본다”며 “광명시흥지구 말고 추가 신규택지를 4월에 계획대로 발표하는 등 후속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3기 신도시를 백지화하면 24만3000가구 공급이 무산돼 파급효과가 클 것이고 부동산 시장 혼란이 올 것”이라며 “공직자나 투기 일삼는 사람은 일벌백계 하고 정책은 정책대로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시가격 상승으로 국민들의 세금 부담이 늘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의 25번 부동산 (정책) 실패로 전국 주택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는데 거기에 공시지가까지 올리니 세금이 크게 늘었다”며 “실질적인 증세”라고 비판했다.
홍 부총리는 이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는 공시가 9억원 이상, 우리 국민들의 1.5% 정도만 내고 있다”며 “다주택자, 단기 (주택 거래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와 종부세 강화 때문에 세금이 일부 늘어난 건 있지만 증세 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공시가 상승 속도를 늦추거나 높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보였다. 정 총리는 “공시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것은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정부와 국회가 입법을 통해 치유하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조치를 할 수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도 “정부가 (공시가 상승률을) 조정할 여지가 있다면 큰 일 아닌가”라며 “이제까지 공시가격을 형성한 산식을 정부가 일부러 만져서 낮추고 높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19일 국회에서 2021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등의 논의를 위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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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4차 재난지원금 대상 확대해야” 한목소리
추경안과 관련해서는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작년 농업 경제 성장률은 3.4% 하락해 피해를 입었는데 추경안을 보면 농업을 방치하고 있다”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농·어·임업가구에 100만원씩 주자는 방안을 올렸으니 전향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정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농어민 지원 필요성) 말했고 저도 농민단체들과 간담회를 들어봤다”며 “(전체 농어민 지급이라는) 농해수위 의견을 다 수용하긴 어렵지만 정부로서도 진지하게 협의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작년에 여행업계 매출이 86% 감소했는데 경영위기업종으로 분류돼 200만원을 받아 정부가 현장 심각성을 너무 몰라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500만원 증액을 의결했으니 존중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합리적으로 보려면 여행업계는 자가격리 14일, 5인 이상 (모임 금지) 등이 집합금지와 다름없는 (영향을 받는다)”고 공감했다.
홍 부총리는 “(4차 재난지원금이) 영업제한·금지에 대해 직접 제한을 한 부분이 있는가 유형을 바탕으로 나눴는데 더 충분히 주지 못한 것은 죄송하고 안타깝다”면서도 “이번 지원금은 범위를 넓히고 사각지대도 해소하는 등 정부는 주어진 재정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재정 지출이 컸던 만큼 회복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홍 부총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재정 부담 완충에 2년이 걸렸는데 코로나19 위기에는 재정 역할을 하면서 4~5년 정도는 될 것”이라며 “구조적으로 선진국에 비해 (재정 부담이) 오래가 재정 관리 역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야당에서는 세출 구조조정을 통한 재원 조달 방안을 제시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추경 재원을 마련하면서 적자국채 10조원을 발행한다고 하는데 (본예산) 558조원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본예산 중) 재량지출은 200조원도 안되고 현재 예산을 열심히 집행하고 있어 지금 단계에서는 불필요한 예산이 없다”며 “구조조정으로 (예산을) 깎는 건 하반기에 집행 여건과 이월 예산이 보이면 가능한데 2월 (추경안을 내면서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증세 논의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홍 부총리는 증세 논의 여부를 묻는 이용호 무소속 의원 질문에 “국민적 공감대가 있을 수 있도록 분위기 형성되면 논의가 가능하나 현실적으로 구체적 검토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국세 수입 여건은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다. 홍 부총리는 “일정대로 세수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세율·세목 변경으로 세금이 더 들어오는 차원이 아니라 (개편) 규모가 큰 것이 증세라고 할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구체적 검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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