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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고민정·진선미·남인순 모두 朴 캠프서 사퇴…"피해자에 사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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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게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고민정, 진선미, 남인순 의원이 18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 캠프서 모두 사퇴했다.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가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으로 피해 사실을 축소하고 은폐하려 했다"고 기자회견을 연 지 하루 만이다. '피해호소인 3인방'으로 지목된 이들은 이날 저녁 고 의원을 시작으로 차례로 박 후보 캠프에서의 직책을 내려놓았다.


박 후보 캠프에서 대변인직을 맡았던 고민정 의원은 이날 가장 먼저 사퇴의 뜻을 전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고 의원은 "어떻게 해야 피해자의 아픔을 치유해 드릴 수 있을까 지난 몇개월 동안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여성 정치인으로서, 엄마로서 함께 보듬어야 할 아픔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숱한 날들을 지내왔다"며 "어떤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미안함을 전해야 할까 늘 전전긍긍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피해자에게 고통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피해자의 일상이 회복될 수 있기를, 이 괴로운 날들 속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더불어서 박영선 캠프 대변인직을 내려놓겠다"고 전했다.


공동선대본부장인 진선미 의원도 선대위 직책을 내려놓았다. 진 의원은 "늘 부족한 사람이라서 의지하던 존재의 소멸 앞에 피해자의 고통을 포함해 그 모든 상황을 막아낼 순 없었을까 자책감으로, 무력감으로, 통곡의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고 했다.


또한 "겉으로는 아닌듯 살아가고 있지만 진심을 표현하는 것조차 두려워 망설이기만 하고 있었다"며 "이제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한다. 온전히 일상이 회복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선대위의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남인순 의원도 선대위 공동선대본부장에서 물러났다. 남 의원은 이날 저녁 안규백 상임선대위원장에게 이같이 의사를 전달했다.


남 의원은 "피해자에게 고통을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하고 피해자가 일상생활을 회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입장과 함께 공동선대본부장 사임 의사를 밝혔다.


박영선 후보는 이날 고 의원 사퇴 직후 페이스북에 "통증이 훅 가슴 한쪽을 뚫고 지나간다"고 올렸다.


박 후보는 "하늘을 봅니다. 잿빛입니다"라고 운을 떼며 "이렇게 해서라도 치유가 된다면 하루빨리 해야하지 않겠냐고 고민정대변인이 저한테 되묻습니다. 삶이란 것을 다시 생각합니다. 아픕니다."라고 적었다.


전일 박 후보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 기자회견에 대해 "저희 당 다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제게 해주십시오.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습니다"라면서 민주당의 시장 후보자로서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기자들과 만나 "어제 제가 정말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짊어지고 가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선대위 의원들과 지속적으로 함께 할 뜻을 피력했다.


그러나 갈수록 여론이 악화되자 박 캠프 내에서도 빠른 사태 수습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일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는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목소리를 냈다. 언론 앞에 나서게 된 계기에 대해 그는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 이유가 많이 묻혔다"며 "피해 사실을 왜곡하고 오히려 날 상처 줬던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됐을 때 내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들어 후회가 덜한 쪽을 택하고 싶었다"고 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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