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받고 1시간 20분 만에 '세계가 주시한다' 태국 언론에 성명서
태국 인권변호사 아논 남파 |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태국 민주화운동을 주도하다 수감된 인권변호사가 "신변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5·18 기념재단에 도움을 요청해 재단이 긴급 대응에 나섰다.
18일 5·18 기념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 16일 오후 6시 20분께 태국 감옥에 수감 중인 올해 광주 인권상 수상자 아논 남파로부터 도움을 요청하는 SNS 메시지를 받았다.
인권변호사인 아논 남파는 수감 중에도 자투팟(2017년 광주인권상 수상자) 등 민주화 인사들에 대한 법률 대리인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법정에 출두했다가 조력자의 휴대전화를 빌려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
그는 "지난 밤 교도관들이 들이닥쳐 나를 비롯한 자투팟 등을 수감동 밖으로 여러 차례 끌어내려 했다"며 "코로나19 테스트를 하기 위해서라지만 새벽 시간 테스트를 위해 데려가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 아니어서 동행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누군가가 우리를 해치기 위해 감옥으로 밀파됐다는 소문을 이미 들어 알고 있었다"며 "과거 수감 중 의문사한 다른 사람들의 케이스를 떠올렸고, 죽음에 대한 공포에 떨며 한숨도 자지 못했다. 제발 우리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러한 메시지를 받은 재단 측은 곧바로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영문 성명서를 태국 현지에 있는 민주 인사들에게 보냈고, 이 성명서는 다시 태국어로 번역돼 곧바로 현지 언론에 전달됐다.
도움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받은 지 1시간 20여분 만이었다.
"5·18기념재단 경고" 태국 현지 언론보도 |
이에 태국 언론은 "5·18기념재단, 태국 당국에 경고-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등의 헤드라인으로 보도했다.
5·18 기념재단은 "국경을 넘어 인권과 평화 운동에 앞장서서 응답하겠다"며 "유엔과 국제사회 등과 더 긴밀히 협력해 5·18 정신을 실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앞서 태국 정부는 지난 2월 9일 아논 남파를 포함한 인권활동가 4명을 왕실 모독죄, 폭동 교사 및 여타 죄목으로 기소 구금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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