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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제 식구 폭행·음주운전 봐준 검찰…감사원 “징계 가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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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대검·중앙지검 정기감사

직제에 없는 조직 운용 등 지적


한겨레

감사원.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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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소속 직원 ㄱ씨는 2016년 경찰에 입건됐다. 상대방이 택시를 가로챘다는 이유로 그의 멱살을 잡고 폭행한 혐의다. ㄱ씨는 피해자와 합의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지만, 대검은 관할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가 과거 검찰총장 표창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검찰공무원 범죄 및 비위처리 지침’에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되더라도 혐의가 인정됐다면, ‘견책’이나 ‘감봉’으로 징계하도록 규정돼있으나, 대검은 ‘경고’로 종결한 것이다. 전주지검·인천지검·의정부지검 소속 검찰 공무원 3명도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폭행 혐의로 입건됐지만, 자체 주의 또는 경고 처분만 받았다.

검찰이 폭행으로 입건된 직원들을 징계하지 않거나 음주운전을 한 직원들에게도 자체 기준을 적용해 ‘솜방망이’ 징계를 해온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이 18일 공개한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정기감사 보고서를 보면, 폭행·음주운전 등을 한 직원들에게 규정보다 낮은 징계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검찰의 자체 징계기준이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보다 가벼운 사례도 이번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검찰 공무원이 100만원 미만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을 경우, 시행규칙으로 ‘감봉 또는 해임’으로 징계해야 하지만, 검찰 지침으로 ‘견책 또는 정직’ 처분하는 식이다. 2018년 직무와는 관련없는 60만원 상당의 골프접대를 받은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 소속 수사관 2명은 감봉 이상의 처분을 받아야 했지만, 대검은 자체기준을 적용해 견책 처분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당한 사유 없이 감경한 사례도 있었다. 일례로 대구지검 포항지청 소속 직원 ㄴ씨는 2019년 혈중 알코올 농도 0.094% 상태(면허 취소 수준)로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됐지만, 대검 징계위는 그에게 경징계인 ‘감봉 2개월 처분’을 하는데 그쳤다. 포항지청이 중징계를 요구했으나, 대검은 그와 가족의 투병사실 등을 고려한다며 경징계 처분했다.

감사원은 검찰이 인·허가 통보를 제때 하지 않아 의료면허 취소가 늦어지거나 이뤄지지 않은 사실도 적발했다. 대검의 ‘인·허가 관련 범죄통보지침’은 행정관청으로부터 면허 등을 취득한 자가 면허 취소나 정지 사유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러 형이 확정되면 주무관청에 재판 결과를 통보하도록 정했다. 그러나 감사원이 2017년부터 2020년 4월까지 의료법 위반 금고형 이상을 확정받은 의료인 65명을 확인한 결과, 검찰이 재판 결과를 보건복지부에 통보하지 않아, 10명은 장기간이 지나서야 면허가 취소됐고, 5명은 면허 취소 없이 영업을 계속 하고 있었다. 감사원은 서울중앙지검 등 9개 지방검찰청 검사장 또는 지청장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이외에도 전국 지검 16곳이 운영해온 중요경제범죄조사단과 서울중앙지검의 검사직무대리부가 검찰청 직제규정에 없는 임시 조직이므로 폐지 또는 행정안전부와의 협의를 통해 정식 조직으로 전환할 것을 통보했다. 또한, 검찰총장과 검사장에 대한 월별 직책수행 경비가 장·차관급으로 규정보다 많이 편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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