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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韓 20~40대·자영업자, 백신 먼저 맞아야 경제효과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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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경제자문회의-한국경제학회 공동포럼

'코로나19 방역정책과 백신보급의 경제적 효과'

韓,사망률 높지 않아 젊은 층 백신보급 우선해 경제정상화 가능

이근 부의장 "자영업자에 백신 우선보급도 생각해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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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실내테니스장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실시된 지역 예방접종센터 모의훈련에서 접종대상자들이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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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미국·영국 등 코로나19 사망률이 높은 국가와 달리 한국에서는 젊은 사람들이나 자영업자 등이 먼저 백신을 맞는 것이 경제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통령 직속 경제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와 한국경제학회가 공동 개최한 포럼에서 백신 보급순서도 경제적 전략에 따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처음으로 나온 것이라 그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18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코로나19 방역정책과 백신보급의 경제적 효과' 포럼에서 홍석철 서울대 교수는 "사망위험이 높은 미국·영국·유럽 등과는 달리, 한국은 코로나19 전파를 막는데 주력해 경제적 피해를 줄이고, 경제와 교육 재개에 목적을 두는 백신보급 전략이 타당할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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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코로나19 백신 보급의 경제적 전략 (서울대학교 홍석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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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인적 피해규모와 심각성은 미국과 유럽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의 후속조치도 효과적이라 사망률이 낮다. 따라서 사망자를 줄이는 것보다는 젊은 층의 전파를 막아 경제를 정상화하는 방안이 나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에 따르면 고령자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할 경우 경제는 전 연령대가 백신을 맞아 집단 면역이 이뤄지는 시점에 정상화되지만, 20~40대가 먼저 백신을 맞으면 올해 2분기 이후면 경제 활성화가 가능해져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점에서는 편익이 더 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고령자에게 우선 백신을 접종할 경우, 올해 하반기에 젊은층으로 접종이 확대되긴 하겠지만, 경제활성화와 교육 재개 시점이 늦춰진다"며 "이에 따른 부작용이 커지고 추후 이 문제를 보정하는데 더 많은 비용이 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국가에서 기대하는 효과나 우선시하는 가치에 따라 누가 먼저 백신을 맞아야 효과가 클 수 있는지를 시사하는 바가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경제효과를 기대하려면 청년층을 우선으로 백신접종을 하고,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선 가장 피해가 큰 자영업자를 먼저 백신을 맞히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부의장은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서비스 업종, 음식점업 등에 종사하는 자영업자 충격이 크다"며 "방역의 경제적 효과 뿐 아니라 백신접종도 경제학적으로 따져볼 수 있다는 최신 이슈가 나왔으니 앞으로 여러 이야기를 들어보고 참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 연구를 진행한 홍 교수도 자영업자에 먼저 백신접종을 하는 방안이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에서 주로 젊은 층이 먼저 백신을 맞을 때의 효과에 대해 설명하긴 했지만, 경제적 효과나 상징적 측면을 고려했을 때 자영업자에게 먼저 백신을 보급한 뒤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예를 들어 헬스장 관장님이 먼저 백신을 맞고, 백신을 맞는다면 제한없이 문을 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경제적 효과 뿐 아니라 경제활동을 재개한다는 상징적인 효과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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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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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백신접종 순서를 실제로 바꾸려면 보다 세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는 고령층을 우선적으로 백신을 공급하고 있는데, 젊은 층이나 자영업자 등에 먼저 백신을 공급하려면 그에 대한 정확한 효과분석은 물론이고 사회적 합의도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국민경제자문위원)는 홍 교수의 연구에 대해 "일반인들이 봤을 때 상당히 참신한 시각"이라며 "사망 예방이나, 코로나19 확산 차단 중 어떤 것이 더 시급한 지 판단해 사회경제적 피해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점을 드러내줘서 의미있었다"고 평가했다. 자원이나 백신 보급량이 충분하지 않은 한국과 같은 상황에선, 선택을 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경우 고령자 우선 접종이 갖는 사망예방 편익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면, 젊은층 우선 접종의 사회적 편익이 가치판단 기준과 상관없이 더 클 수 있음을 연구에서 볼 수 있었다"며 "이 부분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고, 해외의 다양한 사례를 담은 데이터가 뒷받침된다면 더 자세히 이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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