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참여했던 공수부대원(왼쪽)이 자신의 총격으로 사망한 고(故) 박병현 씨 유가족에게 사죄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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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소영 기자] 지난 1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참여했던 한 공수부대원이 자신의 사격으로 사망한 희생자의 유족에게 사죄와 용서를 구한 것을 두고 "전두환 씨는 사죄하고 용서하고 화해하고, 저 숭고한 삶의 장면들을 끝끝내 이해도 느끼지도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기사를 보고 종일 먹먹했다. 유족 앞에 엎드려 오열하고, 서로 얼싸안고 펑펑 우는 모습을 보며 모질었던 우리 근현대사를 책망하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눈물로 용서를 구한 이는 '저의 사죄가 또 다른 아픔을 줄 것 같았다'고 했지만 유족께서는 '늦게라도 사과해줘 고맙다'며 서럽게 울었다"고 전했다.
그는 "저 넓은 품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무려 41년의 나이테이다. 매해 고인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며 보내온 세월. 그 모든 시간을 지나 오늘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죄와 용서, 그리고 치유의 길이 얼마나 아득한 길인지 새삼 절감한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들, 그리고 당시 발포했던 공수부대원들. 또 얼마나 많은 국가폭력의 희생자들이 오늘도 숨죽여 지난날의 악몽을 마주하고 있을까"라며 탄식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30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자명예훼손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나오고 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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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지사는 "전두환 씨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사죄는커녕 진실을 가리고 호의호식하고 있는 독재자. 전 씨는 끝끝내 알지 못할 것이다. 사죄하고 용서하고 화해하고,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저 숭고한 삶의 장면들을 끝끝내 이해도 느끼지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끝으로 이 지사는 전 씨를 향해 "한 평생 떵떵거리며 살았을지 몰라도 인간으로서는 반쪽도 안 되는 남루한 삶"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같은 날 공수부대원 A씨는 희생자 고(故) 박병현 씨 유가족을 만나 "어떤 말로도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드려 죄송하다"며 사죄하고 용서를 구했다.
가해자가 자신이 직접 발포해 특정인을 숨지게 했다고 고백하며 유족에게 사과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소영 기자 sozero8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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