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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장사 대형불화에 '배채법' 사용…일부분 금박·금니로 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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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대형불화 정밀조사 보고서' 7종 발간

연합뉴스

칠장사 오불회 괘불탱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경기 안성 칠장사에 있는 국보 제296호 오불회 괘불탱 바탕색이 조선 시대 초상화에서 주로 쓰인 회화 기법인 '배채법'(背彩法)으로 처리되고, 일부분이 금박과 금니(金泥)로 채색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은 성보문화재연구원과 함께 18일 공개한 '대형불화 정밀조사 보고서 - 칠장사 오불회 괘불탱'에서 현재 전하는 괘불탱(掛佛幀) 중 바탕색이 배채법으로 처리된 건 칠장사 괘불탱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괘불탱은 야외에서 거행하는 불교 의식에 쓰려고 제작한 대형불화다. 종이 뒷면에 색을 칠해 은은한 느낌이 앞으로 배어 나오게 하는 기술인 배채법은 고려 불화의 특징이지만, 조선 불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보고서는 "오불(五佛)과 관세음보살, 지장보살의 육색(肉色)을 금니로 채색한 특징이 확인된다"며 "배채법을 활용해 연백과 금박을 입히고 그 위에 금니를 채색한 것은 다른 괘불탱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채색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권속(眷屬)들의 육색 대부분을 광물성 안료와 유기 염료를 혼합해 채색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며 "채색을 통해 부처와 보살, 권속과 대중의 위계를 표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누에고치에서 뽑은 가늘고 굵기가 비교적 일정한 실로 만든 평직 비단인 '초'를 일반적인 전통 직물의 폭보다 넓게 짜 제작하고 그 위에 그림을 그렸다고 분석했다. 이런 특징을 토대로 칠장사 오불회 괘불탱은 17세기 불화 채색기법과 직물 제직 기술 연구에 중요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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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장사 오불회 괘불탱' 배금박 사례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문화재청은 지난해 국보인 '신원사 노사나불 괘불탱', '칠장사 오불회 괘불탱' 등 대형불화 7건을 정밀조사했다. 보물 중에는 '칠장사 삼불회 괘불탱', '청룡사 영산회 괘불탱', '축서사 괘불탱', '오덕사 괘불탱',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 및 함'이 포함됐다.

보물 제2110호인 경남 고성의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에 대한 보고서는 복식(服飾) 문양을 표현할 때 17~18세기 괘불탱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고분법'(高粉法)이 사용된 것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돋음 기법 또는 살붙이 기법으로 불리는 고분법은 주로 목조 건물의 색을 칠할 때 화면이 두드러지게 보이게 그리는 방법이다.

보고서는 전체적인 적외선 촬영 결과, 석가모니불 하부 대의(大衣)에 걸린 영락과 끝단 등에서 안료에 가려진 색상 표시 묵서(墨書) 39자가 나타났다는 것도 밝혀냈다. 이를 토대로 이 괘불도 제작에 18명의 회원이 참여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여러 명이 참여하는 불화의 제작 특성상 분업화된 채색 과정에서 크고 작은 실수도 발생한다"며 "채색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채색면에 색을 구분해 표기하는 것도 한 방법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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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사 영산회 괘불도' 및 함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보물 제1257호인 경기 안성의 '청룡사 영산회 괘불탱'에 대한 보고서는 정밀 실측과 과학적 분석으로 크기와 재질을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 바탕재가 비단과 삼베를 혼합해 제작한 재질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문화재청은 2015년부터 높이 10m가 넘는 국내 대형불화인 괘불을 연차 조사 중이다. 올해는 충남 공주에 있는 국보 '갑사 삼신불 괘불탱' 등 7건을 조사한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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