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에 앞서 포토타임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1.3.15/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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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위한 야권 단일화 협상이 '난항' 을 겪고 있다. 17~18일 이틀간 여론조사를 진행한 뒤 19일에 후보등록을 마쳐야 하지만 여론조사는 시작조차 못 했다. 17일 한밤까지 극적 타결이 기대됐지만 실패했다. 차질이 빚어지는 이유는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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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룰' 싸움...'적합도·경쟁력'에서 '유·무선 비율'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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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타결의 '발목'을 잡은 건 무엇보다 경선 여론조사 문구다. 단일화에 앞서 시행할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후보 적합도' 문항을, 국민의당은 '본선 경쟁력' 문항을 선호했다. 국민의힘은 보수 야권 후보로서의 정체성을 묻는 '적합도' 질문을 요구했지만, 국민의당은 본선 승리 가능성을 강조해 '경쟁력' 질문을 넣을 것을 주장했다.
'유·무선 전화조사 비율'을 두고도 샅바싸움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유선전화, 국민의당은 무선전화 비율을 높일 것을 주장했다. 유선전화는 보수 성향의 노년층이, 무선전화는 중도 및 진보 성향의 젊은 층이 주로 사용해 양 후보 간 유불리가 다를 수밖에 없다.
규칙을 두고 '버티기'가 이어지자 '새로운 안'이 나오기도 했다. 오 후보는 17일 CBS라디오에서 안 후보 측이 '박영선 대 오세훈, 박영선 대 안철수, 누가 더 유리하다고 보십니까'라는 '가상대결' 문항을 제안했다며 "한 번도 정치 역사상 쓴 적 없는 걸 들고 나와 관철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가상대결' 안은 16일 밤, 안 후보 쪽에서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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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져가는 吳·安 캠프의 '감정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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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가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제30차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3.17/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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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을 지체시키는 데 오 후보와 안 후보 측의 '감정싸움'이 한몫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협상 마무리 국면에서도 양당 인사들은 서로를 향해 거친 말을 던졌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안 후보를 향해 15일 "토론도 못 하는 사람이 어떻게 시장 노릇을 할 것인가"라고 비꼰 게 대표적이다. 이에 안 후보는 다음날 CBS라디오에 나와 "후보 뒤에 '상왕'이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며 김 비대위원장은 에둘러 비판했다.
'상왕' 논란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까지 참전해 "본인을 조종하는 '여자 상황제'가 있단 말은 들었나"라며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를 둘러싼 '비선 논란'을 다시 제기했다. 단일화 협상 마지막 날인 17일까지도 김 위원장은 "어떻게 보면 떼를 쓰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며 안 후보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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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승리자, 야권 정계개편의 '열쇠'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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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 모두 경선 승리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 타결에 어려움을 겪는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선거에서 전부 '필패'를 해온 이들에게 이번 경선은 그간의 부진을 뒤집을 마지막 '기회'가 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경선에서 이긴 후보가 야권 통합의 '주도권'까지 쥘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1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단일후보가 돼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야권 전체의 통합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포함한 더 큰 통합으로 '더 큰 2번'을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오 후보는 15일 "만약 안 후보로 단일화가 되고, 거기에 더해 당 외곽 유력 대권주자(윤 전 총장)가 결합하게 되면 내년 대선은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치르는 최악의 대통령 선거가 될 수 있다"며 경계했다.
빠른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나를 버릴 때 더 큰 기회가 올 수도 있다"며 양측의 지나친 다툼이 정계개편에서 지지층을 모으는 데 도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 의원은 "희동이와 둘리는 앙숙처럼 싸워도 '케미(궁합)'가 맞았다"며 단일화 '원팀'이 될 것을 강조했다.
이사민 기자 24m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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