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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러, 주미 대사 긴급 소환…'대선 개입' 응징 美 경고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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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관계 불가역적 악화 원치않아"…양국 긴장 수위 고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과 함께 예상됐던 미-러 관계 추가 악화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독극물 중독 사건과 관련해 대러 제재 조치를 취한지 불과 2주여 만에, 지난해 미국 대선에도 러시아가 개입한 혐의를 제기하며 추가 제재를 경고하자, 러시아가 주미 대사를 긴급 소환하는 강수로 맞대응하면서 긴장의 수위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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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외무부 청사
[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 외무부는 17일(현지시간)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주미 러시아 대사 아나톨리 안토노프가 대미 관계와 관련 무엇을 해야 할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등을 분석하기 위한 협의차 모스크바로 소환됐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새 미국 행정부가 들어선 지 거의 2개월이 됐으며 조만간 상징적인 100일이 다가온다"면서 "이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어떤 일이 잘되고 있고 어떤 일이 썩 그렇지 못한지를 평가하기에 적합한 계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미국이 최근 몇 년 동안 사실상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간 어려운 상태의 러-미 관계를 개선하는 길이 어떤 것일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것"이라면서 주미 대사 소환 배경을 설명했다.

외무부는 그러면서 "미국이 이와 관련한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면 우리는 양국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악화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싶다"면서 미국이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서둘러 나서길 에둘러 주문했다.

외무부는 귀국하는 주미 대사와 외무부 및 다른 관련 부처의 협의에서 바로 대미 관계 조율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러시아의 주미 대사 소환 발표는 미국 측이 러시아의 2020년 미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응징을 경고한 뒤에 곧바로 나왔다.

미 CNN 방송은 전날 미국 국가정보국(DNI)이 작년 미 대선 국면에서 러시아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한 공작을 벌였다는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런 공작을 인지했고 2016년 미 대선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바이든 후보를 공격하는 정보 작전을 직접 지시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같은 DNI 보고서 내용과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이날 러시아가 미 대선 개입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자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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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미국 측 주장을 근거없는 비난이라고 지적하며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가 2020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주장은 근거 없고 증거도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워싱턴의 주미 러시아 대사관도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미국 정보기관이 작성한 문서는 러시아가 미국 내부 정치 과정에 개입했다는 또 다른 근거 없는 비난 모음"이라고 비판했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앞서 이달 2일 러시아 정부가 나발니 독살 시도의 배후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7명의 러시아 고위관리, 5곳의 연구소 및 보안기관, 14개 기업체 등을 제재한 바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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