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 쫓아가고 수백개 악플…재판부 "인격과 일상 무너뜨린 범죄"
배다해씨 공연 모습. |
(군산=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뮤지컬 배우 겸 가수인 배다해 씨의 공연장을 쫓아다니고 수백 개의 악플을 단 2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1단독 노유경 부장판사는 17일 정보통신망법 위반,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29)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수년간 범행으로 피해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한 피고인의 범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며 "한 사람의 인격과 일상을 무너뜨리는 스토킹은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명인인 피해자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등 무력감 속에 지냈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선고 직후 A씨는 이해하지 못할 말을 늘어놓으며 판결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재판장을 향해 "네이버 클라우드 때문에 이러는 건가. 공소 사실도 못 들었다"고 따졌다.
재판장이 "선고 끝났다. 변호사와 상의 후 항소장 제출하라"고 하자 A씨는 "경찰에서 전화 왔을 때 댓글 이야기는 없었다"고 재차 항의했다.
결국 A씨는 교도관들에 의해 법정에서 끌려 나갔다.
A씨는 최근 2년 동안 인터넷 아이디 24개를 이용해 배씨에 대한 악성 댓글을 게시하고 서울과 지역 공연장에 찾아가 접촉을 시도하며 소란을 피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배씨 공연장에 진입하려다가 관계자들에게 제지당하자 고성을 지르는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양이를 키우는 배씨에게 햄스터를 선물하고 싶다고 연락했다가 답을 받지 못하자 고양이가 햄스터를 잡아먹는 만화를 그려 전달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자신의 책 출간을 이유로 배씨에게 돈을 요구한 정황도 확인됐다.
그러나 그는 조사는 받는 와중에도 배씨에게 '벌금형으로 끝날 것이다', '합의금 1천만원이면 되겠느냐'는 등 조롱성 SNS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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