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혈전 발생 사례 잇따르자 유럽의약품청 대책 논의
정부 “백신과의 인과성 밝혀진 것 없어, 접종 이어갈 것”
전문가 “백신으로 인한 혈전 가능성 낮아, 접종 외 대안 없기도”
이탈리아 로마의 콩그레스 센터에 마련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센터 입구에서 16일(현지시간) 정부 공무원들이 의약청의 지시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이 일시 중단된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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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중단할 근거가 없다면서 당초 계획대로 접종을 진행하기로 했다. 전문가들도 백신이 혈전을 발생시켰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또 백신 접종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만큼 계속 접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만, 2분기부터 접종자가 대폭 늘면 갖가지 이상반응 사례가 나올 수 있어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보다 촘촘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 “계획대로 접종”=방역당국은 유럽 각국의 상황을 주시하면서도 현재로서는 백신 접종을 당초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17일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혈전증이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에 포함된 질환이 아니고, 현재 국내에서 접종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혈전 생성 논란이 있는 유럽의 백신과는 다른 제품이라는 점” 등을 들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계속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질병관리청도 전날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 관련 이상반응 간의 관련성에 대한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 단계에서 백신의 접종 중단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추진단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앞서 지난 14일 혈전 생성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징후가 없다면서 공포로 인해 접종을 중단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유럽의약품청(EMA)도 최근 오스트리아에서 보고된 혈전증 2건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관련됐다는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럽의약품청은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에서 신고된 혈전색전증 환자 수가 일반 인구에서 보인 것보다 더 높지 않다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전문가 “인과성 낮을 듯, 접종 이어가야”=전문가들도 현재로서는 백신 접종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럽에서 혈전이 발생한 것을 봤을 때 공장에서 생산 중에 오염이 생겼을 가능성이 하나 있고, 유럽인의 유전적 특성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며 “국내에서는 유사한 사례 보고도 없고 백신이 혈전 등을 유발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현재로서는 우리에게 접종 외 다른 대안이 없기도 하다”며 “다만 2분기부터 접종 인구가 대폭 늘어나면 별의별 일이 다 생길 수 있다. 중증 이상반응 보고 시스템을 보다 능동적으로 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도 “기존 연구를 보면 폐색전증 등 혈전 관련 질환은 백신과 관련성이 낮다고 알려져 있다”면서 “추가 조사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지만 지금까지 자료를 바탕으로 보면 높은 인과성이 증명되지는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신이 이미 광범위해 당국자나 전문가의 설명이 와닿지 않는다”며 정부가 백신 접종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백신을 맞았을 때의 효과도 중요하지만 안전성이 검증돼야 한다”며 “속도를 조금 높이는 것보다는 EMA 등의 결과에 따라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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