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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최악의 유혈사태"…미얀마서 시위대 최소 38명 사망·누적 12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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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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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미얀마 양곤에서 경찰이 반 군부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을 쏘고 음향 폭탄을 터트리자 시위대가 시위 일선에서 퇴각하고 있다.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는 미얀마 군정이 평화 시위대를 상대로 실전용 무기를 점점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살상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2021.03.11./사진= [양곤=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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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미얀마 군부에 항의하는 시위대 최소 38명이 추가로 살해됐다.

로이터통신은 미얀마 시민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를 인용해 이날 22명이 미얀마의 최대도시 양곤의 산업지대인 흘라잉타야에서 사망하고, 나머지 16명은 만달레이 등 곳곳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경찰도 1명 숨져 이날 하루 동안 나온 사망자만 모두 39명으로 집계됐다.

"군부의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가장 피비린내 나는 날"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썼다.

AAPP에 따르면 지금까지 126명이 군경에 의해 희생됐다. 이날 시위대 38명이 살해되면서 누적 사망자가 100명을 넘게 됐다. 경찰은 전날까지 2150명이 구금됐고 300명이 풀려났다고 밝혔다.

이날 주미얀마 중국 대사관은 흘라잉타야에 있는 중국이 투자한 의류공장에 신원이 불명한 이들이 불을 질러 중국인 직원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군부를 지지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군부가 운영하는 언론은 4개의 의료공장과 비료공장 등에 방화로 인한 불이 났고 2000명에 달하는 이들이 소방차의 접근을 막으면서 군경이 행동을 취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현지언론은 흘라잉타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자 군경이 시위대에게 발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사진기자는 로이터통신에 "끔찍했다. 시위대가 눈 앞에서 총에 맞았다.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미얀마 중국 대사관은 성명에서 "미얀마가 법에 따라 가해자를 처벌하고 중국 기업과 중국인을 보호하길 요청한다"고 강조했지만, 사망한 시위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에 주미얀마 중국 대사관 페이스북엔 부정적인 내용의 미얀마어 댓글이 쏟아졌고, 웃는 이모티콘도 2만9000개 달렸다. 시위대 지도자 씽자루 마웅은 "미얀마에서 사업을 하고 싶다면 미얀마 시민을 지지하라"고 했다.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안마 특사는 "주말동안 벌어진 가슴 아픈 살해에 대해 들었다"며 미얀마 시민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댄 처그 주미얀마 영국 대사도 흘라잉타야 등에서 무고한 시위대를 향해 벌어진 군경의 치명적인 무력 행사가 섬뜩하다면서 군부를 향해 "유혈사태를 즉각 중단하고 미얀마 시민이 민주적으로 선출한 이들에게 권력을 넘겨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대패한 미얀마 군부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달 1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구금하는 쿠데타를 단행하고 1년 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다시 실시해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약속했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헌법에 따라 다음 총선은 1년간의 비상사태 해제 뒤 6개월 이내에 치러질 것이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이지윤 기자 leejiyoon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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