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3차 공판이 열린 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입양모 장모씨가 탄 호송차량이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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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사건'의 네번째 형사 공판이 이번 주에 열린다. 정인이의 부검 감정의와 법의학자가 증인으로 나오면서 살인 혐의 적용을 두고 양모 장씨와 검찰 측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17일 오후 2시부터 살인 및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장씨와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양부 A씨에 대한 4차 공판을 진행한다.
이날 재판에는 정인이의 부검 감정의와 법의학자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앞선 재판에는 정인이가 다녔던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홀트아동복지회 소속 사회복지사, 장씨 부부의 이웃 주민과 지인, 장씨의 심리분석관 등이 증인으로 나왔다.
양모 장씨는 지난해 5월쯤부터 수차례에 걸쳐 폭행을 이어와 정인이에게 후두부, 왼쪽 쇄골, 양쪽 갈비뼈, 오른쪽 팔뼈, 왼쪽 어깨뼈, 오른쪽 대퇴골 등 전신에 발생시기가 다른 골절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장씨는 5회에 걸친 정서적 학대와 15회에 걸쳐 정인이를 혼자 있게 한 상습 유기한 사실도 있다. 그러다 장씨는 지난해 10월13일 '밥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인이의 양 팔을 잡아 휘두르다 떨어뜨렸고 팔꿈치 탈골, 췌장 절단, 복강 내 출혈이 발생해 끝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 1월 첫 재판에서 양모의 공소사실로 살인죄를 추가 적용했다. 검찰 측은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인식과 이를 용인하는 의사도 있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어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증언들을 바탕으로 살인의 고의성을 입증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재판에 참석한 대다수 증인들은 모두 장씨의 학대와 방치, 폭행 정황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특히 장씨에 대한 심리생리검사(거짓말탐지기 검사)를 했던 심리분석관 B씨는 장씨의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다며 장씨가 정인이의 복부를 밟는 등 폭행 혐의를 부인한 것도 '거짓'이라고 판단했다.
B씨는 "심리분석 결과 사이코패스 기준인 25점에서 장씨가 22점을 기록했다"면서 "장씨는 정인이를 자신에 저항할 수 없는 대상으로 인식해 자신의 스트레스나 불만을 쏟아냈다"고 증언했다.
정인이 양부모 측은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인정했지만 살인 혐의만은 부인하는 상황이다. 양부 측은 이달 초 열린 3차 공판에서 "친밀하게 장난친 것이 당시 학대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미필적 고의에 의한) 학대"라고 인정했다. A씨는 공판 뒤에 무릎을 꿇으며 "죄송하다"고 울음을 터뜨렸다.
반면 장씨 측은 "정인이의 복부를 밟은 적이 없다"면서 "배를 가격한 적은 있지만 사망에 이를 정도의 강한 외력은 없었다"고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다음달 7일에는 부검 결과 재감정에 참여한 법의학자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후 증거조사와 양부모에 대한 신문 등이 이뤄지고, 5월 중에 1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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