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주간 샤를리 에브도가 메건 마클 왕손빈을 경찰의 인종차별적 과잉진압에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에 비유한 만평을 실어 논란이 되고 있다.
샤를리 에브도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메건 마클 왕손빈을 조지 플로이드에 비유한 만평을 표지에 실었다. 샤를리 에브도 트위터(@Charlie_Hebdo_)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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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리 에브도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발간된 잡지 표지에 마클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무릎에 목이 짓눌리는 만평을 실었다. 표지 우측에는 ‘메건이 버킹엄을 떠난 이유’라고 적혀 있으며, 마클의 말풍선에는 “숨을 쉴 수 없어서”라고 써 있다. 이는 지난해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진압에 의해 살해당한 장면을 비유한 그림이다.
마클이 제기한 영국 왕실 내 인종차별 문제를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샤를리 에브도에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인종차별에 대해 연구하는 싱크탱크 러니메이드 트러스트의 할리마 베굼 박사는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 만평은 인종차별을 지적하는 게 아니다”며 “인종차별 이슈를 비하할 뿐이다”고 밝혔다.
같은날 영국 시민단체 블랙아시안로여스포저스티스도 “프랑스의 인종차별이 극에 달했다”며 “샤를리 에브도는 조지 플로이드와 관련된 트라우마를 자신들의 이익으로 이용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샤를리 에브도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인종차별적인 만평을 그려왔다. 이들은 2012년 이슬람 지도자 무함마드의 알몸을 묘사한 만평을 실었고, 2015년 터키 보르둠 해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세살배기 난민 소년 아일란 쿠르디를 조롱하는 만평을 게재했다. 이슬람이 샤를리 에브도 만평의 주요 조롱 소재가 되자 2015년 파리에 있는 에브도 사무실에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들이 침입해 총기를 난사해 직원과 경찰 12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마클은 지난 7일 미국 CBS 토크쇼에 출연해 “왕실 사람들이 아들의 피부색을 걱정했다”며 영국 왕실 내 인종차별 실태를 폭로했다. 이후 영국 왕실이 인종차별에 대해 제대로 인정하지도, 사과하지도 않자 영국 왕실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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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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