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당, 지역위 간부 징계여부 검토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20대 정의당 여성당원이 2년 전 당 지역위원회 간부로부터 “친한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고 싶다”며 집요하게 스토킹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정의당 전남도당 순천시위원회 소속 20대 청년당원인 A씨가 소셜미디어(SNS)에 게재한 글을 확인한 바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10월부터 3개월간 지역위 간부 B씨에게 스토킹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B씨가 근무 중이나 출퇴근 시간 등 아침 저녁으로 연락을 하고, 생일 몇주 전부터 “보고 싶다, 예쁘다”며 A씨에게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보냈다고 했다. 단체 대화방에서도 공개적으로 “술 마시자. 공연을 보러 가자”는 등의 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했다.
또 당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A씨는 “(B씨가) SNS를 모두 간파하고, 위로의 카톡이라며 ‘어깨에 기대라’, ‘당신만 있으면 된다’는 카드형식의 메세지 등을 시도때도 없이 보냈다”며 “이 같은 B씨의 집착적 행위는 저를 점점 피폐해지게 했다”고 했다.
이어 A씨는 “모든 일을 감내해야 했던 당시 고작 21살이었다”며 “저의 직장을 알고 있는 B씨가 직장이든 집이든 찾아올까 무서웠다. 겁부터 먹어 ‘참는 것이 미덕’이라는 말처럼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지고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남도당 위원회가 저보다 오래도록 정의당 내에 자리를 잡아온 B씨를 더욱 신뢰할 것이라 생각해 위원회에 알릴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전남도당 순천시위원회 소속 20대 청년당원인 A씨가 지난달 18일 지역 간부로부터 스토킹 피해를 당했다고 폭로한 글. [A씨 페이스북 갈무리] |
그는 2년이 지난 뒤인 지금에서야 이를 알리는 이유에 대해 “B씨는 정신적·심리적으로 고통을 가한 범죄자이지만, 아직도 이것이 범죄라고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B씨의 공식 사과와 정의당 측의 처벌을 촉구했다.
A씨는 해당 사건으로 인한 충격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았으며,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그는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약물을 과다 복용해 응급실에 실려갔다고 밝히며, “스스로 제 자신을 죽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가 살아있단 사실이 증오스럽다”고 고통스러운 심경을 밝혔다.
A씨의 문제 제기를 받은 정의당 전남도당 순천시위원회는 당기위원회에 이 사건을 제소했으며 최근 진상 조사를 진행했다.
B씨는 “당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입당해준 A씨가 고마워 친하게 지내고자 했다. 과하게 다가간 점에 대해 미안하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 전남도당 당기위원회는 징계 여부 등을 논의하고 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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